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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관광자원화 무리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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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1-1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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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가 동해안에 해양레포츠체험벨트를 조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른바 '신동해안 해양레포츠체험벨트 조성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서 나온 얘기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2020년까지 모두 960억원을 투입해 사계절형 해양레포츠 거점개발, 체류형 해양레포츠 인프라 확충, 요트체험 마리나 네트워크 구축, 해양레포츠 관광상품 개발과 명품화, 해양레포츠 연계·지원 시스템 구축 등 5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우선 사계절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동해안 5개소에 해양레포츠 거점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에 동해 남부지역의 해양레포츠 컨트롤타워인 해양레포츠센터를 설립하고, 2008년 개장한 영덕해양레포츠센터는 새롭게 리모델링한다. 또 감포에 해양역사문화관을 건립해 동해 해양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울진 오산에는 스킨스쿠버 등 해중레저체험, 울릉 통구미에는 해상레저체험을 위한 전용공간을 마련한다.해양레포츠 인프라도 확충한다. 관광객이 체류하면서 보다 쉽게 해양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처다.
 하지만 우리나라 동해안이 과연 해양레포츠에 적당한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사계절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후조건이 안 된다는 한계가 있다. 또 한 계절이라도 평화롭게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파도가 얌전하지 못하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선진국형 레포츠를 즐길만한 수준에 올라오지 않았다. 전국의 마리나항이 계획은 해놓고 첫삽을 뜨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라리 현실적인 접근이 이뤄지면 더 좋을 듯하다. 예컨대 감포 시가지의 스토리텔링이다. 감포의 길지 않은 시가지는 수십년 된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일본식 적산가옥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역설적이게도 재개발의 손을 타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스러울 정도다. 이 시가지는 지금 그대로 방치돼 있다. 조금만 간추리면 엄청난 가치를 창출해낼 관광자원이다. 서울 경복궁 서편 서촌마을을 생각하면 답은 금방 나온다. 재래식 다방이 즐비하고 쪽문을 열고 들어가면 좁은 탁자에 앉아 국수를 말아먹는 초라한 식당이 곳곳에 남아 있다. 도시재생의 교과서적인 자원이 그대로 남아 있다.
 관광산업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없는 자원을 개발하는 것보다 남아 있는 자원을 간추리는 것이 더 유효할 때가 있다. 경북의 동해안은 살짝만 손을 댄다면 세계 어디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멋진 관광자원이 될 곳이 곳곳에 남아 있다. 무리하지 말자. 있는 자원을 뭉개버리는 어리석은 일만 하지 않는다면 경북의 동해안은 천혜의 관광 요충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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