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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폐선부지 활용, 신중하게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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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1-2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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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가 2018년과 2020년에 폐선될 것으로 보이는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철도 폐선부지에 대한 활용방안과 이를 통한 시정 발전방향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만든다. 25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토론회를 갖겠다는 것이다. 이날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경주시가 올해 6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철도역사 및 폐철도 활용방안 연구용역'에 반영된다.
 경주의 폐철도 구간은 2개 구간이다. 2018년 12월 폐선예정으로 동해남부선은 경주의 땅 50㎞를 경유한다. 모화·입실·죽동·불국사·동방·경주·나원·청령·사방·안강·양동·부조역이 포함된다. 중앙선은 2020년 12월 폐선될 예정이며 20㎞에 걸쳐 건천·모량·율동·금장·경주역을 경유한다.
 두 구간이 폐선되면 경주시는 엄청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경주의 도시 구조가 달라지고 미래가 바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폐선부지의 활용방안은 참 많은 도시들이 고민하고 갈등했던 부분이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부산 해운대의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다. 미포에서 송정역 구간에 대한 상업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의 여론으로 폐선부지 활용 결정이 지연됐다. 시민단체들은 이 공간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부산시는 상업개발을 통해 관광자원화 해야 한다고 맞섰다. 어느 쪽을 보나 다 타당한 이야기지만 쉽게 결정 날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부산시는 미포에서 송정역 구간에 대한 철도시설공단의 관광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용역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빠른 시일내 완료해 올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 할 계획이라고 한다.
 포항도 동해남부선 포항역~효자역구간 폐철도부지를 공원화하기로 하고 설계공모를 실시한 바 있다. 여기에서 당선작은 시간·문화·생태·인프라 등의 기본바탕에 기억과 랜드마크, 참여와 놀이, 숲과 물, 길 등의 주제로 끊어진 도시적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내용을 담았다. 복잡한 설명이지만 결국은 생태 공원을 조성해 포항이라는 도시의 옛 모습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경주는 녹지공간이 많기로 치면 전국 최고 도시일 수도 있다. 그래서 철도 폐선부지에 대한 활용이 개발로 흘러가버릴 기능성이 적지 않다. 갑자기 늘어난 공간을 개발하자는 논리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널려 있는 것이 공원인데 또 공원이냐는 논리는 얼핏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서 서두르면 안 된다. 지금 당장 그 문제를 결정할 이유는 없다. 100년 뒤, 500년 뒤 경주의 모습을 생각해야 한다.
 한 번 도시의 모양새를 그르치면 다시 회복하는데 오랜 세월이 걸린다. 여백으로 비워두고 오랫동안 숙고해야 한다. 서두르면 망치기 십상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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