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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중앙상가의 새 모습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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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1-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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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중앙상가의 실개천 거리는 한 때 명소로 통했다. 복잡한 상가거리를 단정하게 꾸민 디자인이 인근 도시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기도 했다. 이 거리는 포항시가 2007년 공사비 23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당시 목표는 차 없는 거리, 친환경 거리 조성이었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이 거리가 도시대상,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이 거리가 훼손되기 시작했다. 실개천 양쪽에 설치한 나무데크가 심야시간 차량 진입으로 파손된 것이다. 차 없는 거리를 무턱대고 진입한 차량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나무테크를 설치한 포항시의 계산이 잘못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래서 포항시는 이번에 준공 당시 설치한 나무데크를 걷어내고 다음 달 중순에 완공할 목표로 새단장에 들어갔다. 계획은 이렇다. 총 구간 657m 중 포항역~중앙우체국 350m는 타일로, 우체국~육거리는 황톳길과 작은 도시숲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포항시가 당초 이 거리에 실개천을 흘려보내겠다는 아이디어를 낸 것은 정말 훌륭한 상상력이었다. 도심의 팍팍한 정서에 개천을 흘려보낸다는 것은 참신했다. 이 거리를 걷는 시민들은 창백한 건물과 아스팔트길 대신에 잘 다듬은 친환경 길을 걷는다는 행복감에 젖었다. 그리고 주변 상가의 간판도 과감하게 정리한 포항시의 안목도 훌륭했다. 난무하던 너저분한 간판들이 정리되고 나니 선진국의 디자인 거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 재단장하는 실개천 거리에 포항시는 다시 한 번 훌륭한 용단을 내렸다. 바로 우체국에서 육거리까지의 거리를 황툿길로 조성한다는 결정이다. 거기에 작은 도시 숲도 가꾼다니 금상첨화다. 도시 한가운데 황톳길을 만든다는 상상은 탁월하다. 첨단의 시대에 살면서 늘 아쉬운 점이 고향과 자연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 도시의 핵심에 짧은 구간이지만 가장 자연과 가까운 모습으로 꾸며 놓는다는 것은 이강적 포항시장의 결단이 아니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이 거리가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될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실개천 거리가 아름답다는 찬사 속에서도 인공의 흔적이 너무 많이 가미됐다는 비판도 있었다. 세련되게 꾸미려는 의욕이 앞서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 도심의 경관을 바꾸려는 시도는 어느 도시에서든 있는 일이지만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이 문제다. 그 지형이 가지고 있는 자연미를 그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포항시의 이번 실개천 거리 새단장에서는 이런 문제점들을 잘 극복해 주기를 바란다. 가능하면 이 거리가 포항을 대표하는 명소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면 좋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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