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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립미술관 지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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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1-2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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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문화예술콘텐츠는 많은 듯 하지만 빈약하다. 우선 경주예술의전당이 대표적인 공간이다. 대공연장, 소공연장, 전시장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26만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경주의 도시 규모로 본다면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경주는 단순하게 경주시민들만 만족시킬 수 있는 문화도시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경주를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의 뿌리로 인식한다. 그렇다면 이 정도의 시설로는 부족하다.
 또 예술의전당의 시설로 봐서는 공연예술 중심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여러모로 좁고 부족하다. 공연과 전시가 복합적으로 균형이 맞을 때 예술의전당이 지닌 소기의 목적이 충족된다.
 지난 '실크로드 경주 2015' 기간에 맞춰 엑스포공원에 솔거미술관이 개관했다. 이처럼 훌륭한 전시공간을 가지게 된 것은 경주시민에게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제대로 된 전시공간이 없어 늘 아쉬웠던 지역의 미술계 인사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족하다. 미술관의 현대적 기능을 생각한다면 솔거미술관은 반쪽자리 미술관에 그친다. 현대의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의 역할을 뛰어넘는다. 그 속에서 전시는 물론 콘서트도 열리고 미술교육, 문화예술교육, 영화, 심지어 쇼핑과 결혼식까지 열린다.
 그래서 제대로 된 미술관 하나가 문화예술의 수준을 격상시키고 시민들의 문화역량을 끌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지역경제를 살리는 역할도 한다. 미술관 하나를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 대표적인 예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 분관이다. 쇠퇴해가는 공업도시 빌바오가 구겐하임미술관의 분관을 유치하면서 소위 '빌바오 효과'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고 파리의 루부르,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함께 유럽 3대 미술관으로 성장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오로지 그 미술관 하나를 보기 위해 퇴락한 공업도시 빌바오를 찾으면서 이제는 어엿한 관광 중심도시가 됐다. 일본 가나자와의 21세기미술관도 비슷한 예다.
 경주도 이제 시립미술관 하나를 세울 때가 됐다. 신라의 문화유적에만 기대는 기존의 패턴으로 경주의 미래를 장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세계적으로 독특한 미술관 하나를 만든다면 고도 경주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 분명하다.
 도시 전체가 고전적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최첨단 현대 미술관 하나를 마치 설치미술처럼 짓는다면 그것이 만들어 내는 '부조화의 조화'를 통해 관광도시 경주에 엄청난 콘텐츠 하나를 보태게 될 것이다.
 미술관 건립에 대한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장 내년에 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와 시민들의 공감이 이뤄지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가능해진다.  중장기 정책으로 미술관 건립을 준비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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