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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목월문학관 예산 문제 현명한 대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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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2-2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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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동리목월문학관의 운영경비 전액을 삭감했다. 동결도 아니고 전액 삭감이 된 것을 두고 여론이 분분하다.
 먼저 예산을 삭감한 의회의 입장은 단호했다. 동리목월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리·목월의 유물과 유품들이 경주시에 기탁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 운영예산이 10년간 지원된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최근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 초판이 1억3천500만원에 팔린 점을 본다면 동리목월문학관이 보유하고 있는 두 사람의 유물, 유품이 가지는 중요성이 얼마나 큰 것인가라는 말이다.
 그동안 유물, 유품들은 동리목월기념사업회 소유로 돼 있었다. 유족들이 문학관이 개관될 때 기증한 것이다.  그러나 이 소유권이 경주시로 기탁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 지원은 행정의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운영경비 지원 세부 규정에 경주시 소유로 돼 있을 경우 보존 관리 위탁자가 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돼야 하며 그럴 경우 비로소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이다.
 경주시의 담당 공무원과 시의회 해당 상임위는 동리목월문학관에 수차례 경주시로 유물과 유품을 기탁하라고 종용해 왔지만 문학관 측에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예산안 심의가 끝난 후 47건, 970점에 대한 관련 서류를 경주시에 제출했다.
 동리목월기념사업회의 입장은 "유물과 유품은 이미 문학관에 전시돼 있어 기증과 다름없는데도 기어코 기탁서를 요구해 예산심의를 하던 날 부랴부랴 기탁서를 작성해 오후 4시30분에 경주시 문화예술과에 접수시켰다"고 말했다. 엄격히 따지자면 중요한 행정 절차 하나를 빠뜨린 채 운영돼 왔던 것이다. 유물과 유품은 그동안 동리목월기념사업회 소유였지 경주시의 소유는 아니었다.
 경주의 한 원로 문인은 '객관적 시각'이라는 전제를 두고 시의회와 동리목월문학관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가 당장 내년 문학관의 운영예산을 삭감함으로써 문학관이 비상체제로 운영하도록 했다는 점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또 행정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조속하게 처리했으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했다. 문학관에도 쓴소리를 했다. 중요한 행정 절차를 무시했다면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기탁된 유물, 유품을 적법한 절차를 통해 공증 절차를 밟은 후 내년 추경예산에서 운영경비를 확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가 있는 내년의 추경은 빨라도 5월이어야 가능하다. 문학관은 당분간 비상체제로 운영돼야 한다.
 여기에 경주시와 문학관은 현명하게 위기를 넘겨야 한다. 동리목월문학관은 경주시의 중요한 문화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분한 여론을 잠재우고 순수 문학예술의 성지로 키워나가는 계기를 삼아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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