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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석재 헌증 운동 적극 동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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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1-1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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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시엥쾅주의 주도인 폰사반에 가면 레스토랑이나 개인 집 마당에 커다란 돌항아리가 놓여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돌항아리는 얼핏 봐도 예사스럽지 않다. 최소 1t이 넘어보이는 항아리의 몸통에는 돌이끼가 잔뜩 피어 있고 돌을 다듬은 솜씨가 투박한 것으로 봐서 근대에 만든 항아리가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라오스의 중요한 문화유산인 돌항아리다.
 폰사반에는 이 돌항아리가 수도 없이 흩어져 있는 '항아리 평원'이 있다. 고고학자들은 그 돌항아리가 곡식 혹은 술을 담은 항아리였거나 장례의식에 활용했던 관이라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용도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아무튼 그 돌항아리는 인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해 곧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유물이 민간의 마당에 널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라오스의 문화재 정책의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경주시가 신라왕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신라석재 헌증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문화재의 소중함이 크게 부각되기 이전 경주에서는 신라의 소중한 건축물을 이루던 석재들이 민간으로 다량 유출됐다. 건축물이 허물어지고 그 건축물이 섰던 자리에 흩어져 있던 석재들은 경주의 가정집으로 흘러가 새 집을 짓는 주춧돌 등으로 활용됐다.
 또 그 집들이 세월이 흘러 무너지거나 증개축될 때 석재들은 정원석으로 사용되거나 담장을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했다. 이제 그 돌들은 더 이상 방치됐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판이다. 그 돌들은 단순하게 보자면 한갓 건축물을 이루는 자재일 뿐이지만 자세히 생각한다면 신라인들의 혼과 지혜가 숨어 있는 소중한 문화재다. 경주시는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민간으로 유출돼 건축부재로 사용되거나 소장하고 있는 석재 중 활용가치가 있거나 이동 가능한 석재를 헌증받아 신라왕궁 복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경주시의 계획을 살펴보면 멸실 또는 타지역으로 반출 우려가 있는 문화재 보상구역이나 산업단지 조성지역, 주택·공장 신축부지 등을 우선해 석재를 수집·헌증 받고, 개인이나 관공서, 학교, 문화단체 등이 소유하고 있는 석재는 문화재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심의 위원회를 거쳐 신라왕궁 복원 부재로 사용 할 예정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7월에 신라 석재 헌정식을 가진 후 1차로 모두 26점의 석재를 헌증받은 바 있다. 이제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귀한 석재는 경주의 왕궁복원 사업에 돌려주는 것이 옳다. 개인이 가지고 있을 때는 의미 없는 석재에 불과하지만 왕궁 복원에 쓰인다면 더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흩어진 문화재를 모으고 그것을 다시 가지런히 조합하는 일에 시민들이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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