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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서관 문정헌의 가치를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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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1-1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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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름다운 도서관이 한 채 있다. 바로 노동동 법장사 바로 옆에 있는 '문정헌'이다. 가장 아담한 도서관이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장점을 가진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지난 2013년 경주에서 열린 제78차 국제펜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들이 헌정한 것이다.
 당시 이 도서관을 세우려는 계획을 세울 때 '시민들이 소통하는 문화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뜻이 있었다. 현재 이 도서관은 북카페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시집 1200권, 소설집 300권, 아동도서 350권, 수필 800권, 외국도서 및 문학 월간지 1500권, 지역 인문도서 100권 등 모두 4000여권이 소장돼 있다.
 이 도서관은 노동동 봉황대라는 거대한 후원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은 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봉황대를 거닐며 아름다운 경주의 문화환경에 젖을 수 있다. 또 길 하나만 건너면 대릉원이다. 이만큼 주변 환경이 좋은 도서관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이처럼 보석 같은 도서관을 찾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시민들이 이 공간의 존재를 잘 몰라서 생긴 현상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충분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가 성립된다. 그것이 아니라면 시민들이 도서관을 단순하게 책을 읽거나 대출하는 공간으로 착각하고 있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시민들은 문정헌의 이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주차문제'를 꼽고 있다. 구시가지내의 주차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면 그것도 풀어야 할 과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주차문제 때문에 문정헌의 출입이 어렵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다. 인근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주차공간이 존재하고 도서관 코앞에 반드시 주차장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콘텐츠다. 문정헌을 활용한 재미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어느 유명 시인이나 소설가를 초대해 토크 콘서트를 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소수의 시민들만 참가할 뿐이고 문정헌을 알리는 데 소극적인 방법이다.
 최소한 이 도서관이 국제펜클럽의 성공적 개최를 상징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서관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격에 어울리는 문화행사를 구상하는 것이 옳다. 현대의 도서관이 가지는 기능을 생각한다면 굳이 독서와 관련한 프로그램에 국한할 이유가 없으므로 프로그램 마련이 자유로울 수 있다.
 경주가 가진 중요한 문화 자산 가운데 하나가 문정헌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도서관 하나의 활용도를 높여나갈 수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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