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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 눈에 보이는 '진박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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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2-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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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설에 가족들이 모여 꺼내 든 담론은 단연코 4·13 총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구에서 일어난 '진박 마케팅'의 결과에 대한 추측과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갈라진 야권의 싸움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대구 지역에는 내각과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예비후보로 등록해 여당내 공천 분쟁으로 비화된 현상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느 때보다 치열했다.
 역대 총선에서 대구 경북과 호남은 한 쪽 정당이 싹쓸이를 하는 현상이 되풀이 됐다. 그런데 이번 총선은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여권과 야권 내부의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야당은 이미 분당을 해서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양상이니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과 '비박'간의 갈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존재해 어느 때보다 혼란한 판세가 펼쳐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심장이라고 일컫는 대구 선거는 이른바 '진박 6인방'과 현역 의원의 대결 구도가 전체 판세를 이끌어가고 있다. 정종섭, 추경호, 곽상도, 윤두현, 이재만, 하춘수 후보는 나란히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현역의원 지역구에 나섰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대구에 직접 찾아와 이들 후보의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진박 마케팅의 불을 지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계파는 없다"라고 선을 긋고 있던 친유승민계 의원들도 은근슬쩍 연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결론적으로 최경환 전부총리가 들고 나섰던 진박 마케팅이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 전부총리는 진박을 지지해야 할 명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고 이들이 국회의원으로 당선 될 경우 박근혜 정부의 국정수행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 분명한 희망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심지어 '진박 의원이 한 트럭 당선돼도 유승민 의원이 당선되면 패배'라는 언론의 분석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방문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느냐는 추측이 슬슬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진박 마케팅의 효과가 미미하자 대구의 한 예비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걸었다. 이 후보는 소위 '진박 감별사'라고 불리는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한 지역구에서 맞붙은 후보다. 진박 마케팅이 부실하자 이 틈을 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이다.
 보스 정치를 벗어나야 한다는 무수한 자기반성에도 불구하고 선거 때만 되면 살아남기 위한 특효약으로 한 지역의 보스 정치인을 등에 없는 행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선거는 인물의 능력이 검증되고 가장 능력 있고 정직한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사실을 학습해 왔지만 늘 헛구호로 그친다.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일꾼이지 대통령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자리가 아니다. 진박 마케팅은 그런 점에서 유권자의 기본 권리를 호도하는 행위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얕은 수가 통하지 않아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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