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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관광산업 새로운 인식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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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2-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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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윈난성(雲南省) 리장(麗江)시는 소수민족 나시족(納西族)의 자치구다. 이 도시의 리장고성과 수허(束河)고성, 바이샤(白沙)마을은 전형적인 나시족의 생활환경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중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 중 상당부분이 윈난성을 찾고 그 중 대부분 리장으로 몰려간다. 특히 배낭여행이나 자유여행을 하는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리장에 여행객들이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할 이유는 바로 나시족들의 전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래된 기와집과 돌담길, 작은 골목길, 그들이 입고 있는 전통복식이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 하나의 이유는 값싼 숙소와 음식들이다. 오래된 집을 개축해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고, 좀 더 규모가 큰 대저택은 부티크 호텔로 변신했다. 길과 접한 집들은 가게를 열어 기념품을 팔거나 음식을 팔고 여행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그리고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배낭여행자들의 기호에 맞고 수준에 맞는 맛과 가격으로 음식을 팔고 단출하지만 정갈한 숙소를 제공해 여행자들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이유는 리장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자원과 자연환경이 결코 다른 곳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마고도(車馬古道)의 중요한 거점이었던 역사를 제대로 스토리텔링해 요소요소에서 여행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고 나시족의 문화자산인 동파문자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디자인화 했다. 멀지 않은 곳에 히말라야 동쪽 끝인 옥룡설산이 있어 트레킹을 원하는 여행자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경주를 돌아보자. 리장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의 여행자수는 리장에 비해 1%에도 못 미친다. 리장을 찾는 여행자들이 먹고 자고 사면서 떨구고 가는 재화는 엄청나다. 리장의 지역경제를 끌고 가는 것이 관광산업이다. 역사나 문화나 인프라 면에서 뒤지지 않은 경주가 분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해야 한다.
 그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시민들의 경제인식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원이 던져져 있는데도 이를 활용할 줄 모르는 데 문제가 있다. 여행자들을 불러 모을 매력적인 서비스와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하고 늘 공장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숙소는 부족하고 음식은 비싸고 낯설다. 음식은 국제화 돼야 한다. 외국 여행자들은 경주의 음식에 익숙하지 않다. 음식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외국 여행자들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경주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갖춰야 할 경주만의 콘텐츠도 부족하다. 이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드웨어만 보강한다면 자칫 경주의 관광산업 비전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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