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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가는 길이 서울 가는 길보다 멀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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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2-2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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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도청이 안동·예천에서 둥지를 틀고 22일부터 신청사에서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경북도는 이에 앞서 지난 19일 신청사에서 내빈과 도민 1천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도청 시대의 서막을 여는 `신도청 이사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안동·예천의 풍물단, 도립국악단의 도청이전 축하공연, 국기게양식, 취타대 행진 등 `축제·화합`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를 지켜 본 경북동해안 지역주민들의 심정은 한마디로 착잡하다.
 경북도청 이전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이뤄졌다지만, 막상 도청 청사가 이전 되자 예상했던 대로 동남 권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이전 결정과정에서도 가장 큰 걸림돌로 부각됐으나 밀어붙이기로 무시됐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주민편의는 철저히 무시된 것이다. 실제로 기존의 대구시 산격동 도청 청사는 경북의 중심지로 도민들의 이용에 편리했으나 경북북쪽에 치우쳐 도청을 찾기가 쉽지 않아졌다.
 예컨대 경주시민들이 신 도청 청사를 찾기 위해서는 종전 1시간이면 찾던 도청이 2시간 이상 걸리고 러시아워 시간대에는 대구구간을 통과해야 함으로 3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어 서울까지 KTX 소요시간이 2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도청가기가 서울 가는 것 보다 1시간이상 더 걸리는 셈이다. 이같은 불편은 비단 경주시민들만 겪는 것은 아니다. 도민의 43.4%인 117만2천여명의 포항, 경주, 경산, 영천, 영덕의 동남 권 주민들이 공히 겪게 되는 불편이다. 물론 경북도는 이러한 주민반발을 예상해 도청 접근성을 높이는 각종 SOC 사업을 펼쳐 도내 어디서도 90분 안에 도청에 도착하도록 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으나 이는 앞으로 2~10년 뒤의 이야기이며 당장 주민들이 겪게 되는 불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경북도는 경북동해안 주민들의 반발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특히 동해안발전본부라는 전대미문의 조직을 던져주고 할 일을 다했다는 식의 처사는 더욱 불만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경북동해안 100만 주민들의 행정수요가 비단 해양관련 업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경북도가 가지고 있는 각종권한을 일선 시군에 이양할 것이 아니라면 복합적인 행정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2청사의 설치는 서둘러야 한다. 또한 도청이전과 함께 추진 중인 150여개의 경북도 유관기관의 이전을 재검토하고 반드시 도청인근에 있을 필요가 없는 기관들은 경북동해안 지역으로의 이전을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경북도와 김관용지사는 경북동해안 주민들의 입에서 '경상동도로의 분도' 주장이 불붙기 전에 정치적 결단으로 도청을 이전 한 것처럼 경북동해안 주민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에도 정치적 결단 수준으로 나서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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