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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관광, '킬러 콘텐츠' 하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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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3-0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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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의 오아시스 도시 자이살메르에는 황금색 성이 하나 있다. 이 성은 중세 라자스탄을 지배하던 라지푸트가 세운 요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세 요새 안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위 '리빙 포트(Living Fort)'로 유명하다. 이 성을 보기 위해 세계의 여행객들은 인도 수도 델리에서 기차로 20시간이나 걸려 몰려든다. 인도에서 오지 중 하나인 이 도시의 성에는 페르시아에서 영향을 받은 이슬람 양식의 건축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또 정교한 디테일을 자랑하는 자인교 사원이 성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인도의 종죠적 포용력을 짐작하게 해준다.
 중세의 자이살메르는 인도에서 이집트, 아라비아, 페르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이어진 무역로 가운데 놓여 있었고 타르사막을 오가는 낙타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지금은 파키스탄과 국경을 마주대고 있어 일반인들의 타르사막 접근이 금지돼 있지만 여행객들은 자이살메르에서 약 40km 떨어진 '삼(Sam)' 마을의 사구에서 사막의 낭만을 충분히 즐긴다.
 이 도시의 인구는 약 7만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건기로 접어드는 10월초부터 몬순이 시작되는 4월초까지 5개월간 이 도시를 찾는 여행자들은 1천만명에 이른다. 그들이 떨구고 가는 외화로 이 도시의 시민들은 살아가고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 자연유산들을 가꾸고 보존해 나간다. 자이살메르는 바로 중세의 요새 하나를 '킬러 콘텐츠'로 확실하게 키워나간다.
 경주는 지금 신라왕경 복원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 사업이 완성되면 경주의 관광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 분명하다.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었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한다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신라왕경 복원사업에 경주 관광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바로 한 가지 대표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이를 통한 부가 가치를 노려야 한다.
 한 때 경주는 수학여행과 신혼여행의 최적 도시로 각광을 받았지만 다른 지역의 다양한 문화관광 인프라가 발전하고 해외여행이 자율화 되면서 쇠퇴일로를 걸었다. 결국 시대를 따르지 못했고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다. 경주는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자격이 충분하다고 안분자족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시골도시에 불과한 인도의 자이살메르를 상기한다면 배우고 깨달아야 할 점이 적지 않다. 포장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다면 최대한 자원의 장점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문화재보호법'이라는 것이 있어 문화재의 활용이 자유롭지는 못하다. 하지만 최근의 트렌드가 '문화재도 활용하자'는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으므로 그 핑계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신라왕경 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경주는 제대로 된 '킬러 콘텐츠' 하나로 키워나간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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