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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총 발굴이어 불법반출 유물도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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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4-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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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총(瑞鳳塚)이 90년 만에 발굴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1일부터 10월까지 노서리 129호분이라고 불리는 서봉총을 발굴한다고 밝혔다. 서봉총은 일제강점기 때인 1926년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조사를 진행해 화려한 봉황 장식 금관을 발견한 표주박 형태의 무덤이다.
 높이 35㎝, 지름 18.2㎝인 금관을 비롯해 금 공예품·토기·철기·장신구 등 유물 570여점이 출토됐다. 경주 고분에서 금관이 나온 것은 금관총·금령총에 이어 세 번째였다. 특히 일본에 머물고 있던 스웨덴 황태자 구스타프 아돌프가 경주를 방문해 금관을 수습했는데, 스웨덴의 한자 표기인 '서전'(瑞典)과 금관의 '봉황'(鳳凰) 장식에서 한 글자씩을 따 무덤의 명칭을 지었다는 일화가 전한다.
 서봉총은 발굴 단계에서 부터 비운을 맞았다. 우선 일제강점기 당시 조사는 학술 목적이 아니라 철도 기관차 차고를 건설하기 위해 봉분의 흙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발굴됐다. 공사업자가 발굴비용을 대기로 하고 시작된 것이어서 발굴시간을 재촉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발굴은 애당초 기대하기 힘들었다. 또 서봉총 조사 책임자였던 고이즈미 아키오(小泉顯夫)는 평양부립박물관장으로 재직하던 1935년 금관을 기생의 머리에 씌운 뒤 사진을 찍어 큰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일제는 서봉총에 대한 발굴보고서를 남기지 않았고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에 90년 만에 우리기술로 제대로 된 발굴을 진행해 무덤이 어떻게 조성됐는지를 밝히고 시신이 묻힌 매장주체부 주변에서 미처 찾아내지 못한 유물이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경주시민들로서는 이번 서봉총 발굴을 크게 반기고 있다. 또한 한편으로는 일제가 서봉총 발굴하는 과정에서 행방이 묘연해진 유물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노력을 기우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 보고서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인 1931년 유리건판 사진에 찍힌 'X자'형 무늬 금반지 2점, 민무늬 금반지 1점, 구슬 팔찌 1점이 현재 박물관 수장고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경성제국대 교수와 경성박물관장을 지낸 후지타 료사쿠(藤田亮策)의 논문에 따르면 '가는 고리 귀고리(細環耳飾·세환이식)' 세 쌍 6점이 서봉총에서 출토됐다고 적혀 있지만, 현재 박물관 수장고에는 1점만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으로 실물이 확인된 구슬 팔찌 등 유물 4점과 논문에 언급된 금귀고리 5점을 합쳐 최대 9점의 행방이 묘연한 셈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불법 반출된 유물의 행방 찾기에 나서 유럽지역에서 그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경주시민들과 함께 유물환수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우려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경주시는 즉각적으로 협약을 체결하고 환수노력을 공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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