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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셰익스피어의 고향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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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4-2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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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셰익스피어의 고향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본을 주목해야 한다. 이곳은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의 삶의 흔적을 잘 보존해 둔 곳이다. 인구 10만명 남짓의 시골마을인 스트라트포드에는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한 사람의 문호가 남긴 유산으로 그 작은 도시가 살아간다.
 셰익스피어의 생가 주변에는 그가 남긴 작품의 주인공들을 동상으로 세워두고 문학공원을 조성해 뒀다. 관광객들은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동상을 둘러보며 셰익스피어의 문학적 혼을 더듬는다. 셰익스피어는 튜더왕조 시절 서민들의 언어였던 영어를 고급화시키고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언어로 발전하는 기틀을 다졌다. 그러므로 한 예술가가 남긴 유산은 인류 전체에게 남긴 선물과도 같았고 영국의 후손들은 그가 남긴 모든 것들을 기리고 상품화 해 문화관광상품으로 활용한다.
 이 같은 예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도 있다. 모차르트가 바로 주인공이다. 잘츠부르크에는 골목마다 모차르트의 흔적이 남아 있다. 오스트리아는 모차르트를 주제로 문화상품은 물론 초콜릿까지 만들어 판매한다. 그 외에도 세계의 무수한 문화관광도시는 그 나라의 주요 예술가를 내세워 문화적 품격을 높이고 볼거리를 제공해 관광산업을 융성하게 발전시킨다.
 경주는 우리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인 김동리와 박목월의 고향이다. 한 도시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시인과 소설가를 동시에 배출한 예는 드물다. 그들의 생가도 남아 있고 현재는 동리 생가 복원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생가 복원 정도로 그쳐서는 안 된다. 목월 생가를 복원했지만 그것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도 해야 한다. 경주 외곽에 덩그렇게 생가만 복원해 두고 이를 통해 문화적 층위를 깊게 하고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아직 극히 소극적이다.
 동리 생가는 접근성에서 앞서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단순한 생가 복원만 생각하고 있다면 자원 낭비고 예산 낭비다. 이들의 문학적 성과를 제대로 드러내 보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예컨대 금장대와 예기청소, 현재 준비하고 있는 형산강을 가로지르는 공도교를 동리 문학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무녀도'라는 걸출한 소설을 배경으로 이 일대를 무녀도 공원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요 장면들을 형상화 하고 실경 뮤지컬을 상설로 공연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황순원의 '소나기 공원'은 시작 당시 반짝 관심을 끌다가 더 이상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 이유는 단순한 이야기의 재현에서 그쳤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콘텐츠를 보강한다면 경주는 '무녀도'의 상품화가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의 선배 예술가가 남겨준 보석과도 같은 자원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책임방기다. 문화 선진국의 예를 제대로 살펴보자.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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