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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상주본은 과학적 보존 처리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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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4-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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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존재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훈민정음 상주본이 공개됐다. 소유권을 놓고 문화재청과 대립해 온 고서적 판매상 배익기씨는 최근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사진으로 공개 했다. 사진에 공개된 훈민정음 상주본은 2015년 3월 배씨의 집에서 불이 났을 당시 일부가 탔다고 전해져 왔는데 실제 공개한 사진에도 불에 그을 린 흔적이 역력했다.
 배 씨는 "사진 속 훈민정음 상주본은 전체 33장 중 10~11쪽이고 대부분 합쳐 놓은 일체본"이라며 "상주본 아래쪽이 불에 그을려 있는 것은 2015년 3월 자신의 집에서 불이 났을 때 일부 훼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씨가 이번에 사진을 공개한 것은 배씨가 4·12 상주·군위·의성·청송의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로 등록하면서 재산 신고액으로 1조 원을 등록하려다가 선거관리위원회가 '실물 보유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산되자 배씨가 자신이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키 위해 실물 사진을 공개하게 됐다.
 훈민정음 상주본은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재된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과 같은 판본으로 표기와 소리에 대해 한글이 섞인 주석으로 인해 한글의 초창기 모습을 볼 수 있어 '간송본을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문화재청은 이 상주본에 대해 '1조원 넘는 가치가 있다'고 감정한 바도 있다.
 문제는 공개된 훈민정음 상주본의 상태가 심각하다는데 있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재시에 일부가 불에 탄 흔적이 뚜렷하고 그동안 산속에 있었던 듯 낱장을 놓고 찍은 배경에 솔잎과 참나무 잎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습기에 노출된 듯 젖어 얼룩이 진 흔적이 있었다. 한마디로 보관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제 문화재청은 이 귀중한 유산이 더 훼손되기 전에 넘겨받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선 상주본의 실체가 증명된 만큼 배씨를 상대로 반환요청서만 보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반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또한 경찰 등 관계기관에 협조를 얻어 배씨가 숨겨놓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대한 광범위한 수색작업을 벌여서라도 이른 시일 내에 회수해야 한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공개 하겠다"는 말을 믿고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종이문화재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과학적 보존 처리가 시급하다. 배씨 본인도 이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으므로 최종적으로 배씨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들어 줄 수 있는 사항이면 들어주고서라도 마지막 설득 작업을 벌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한 개인의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처사로 인해 소중한 유산을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종국에는 상주시민들과 전국민이 나서 해결해야 할지도 모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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