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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의회, 시내순환버스 예산 삭감 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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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4-2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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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의회가 집행부가 제출한 시내순환버스운행을 위한 추경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178회 임시회에서 상주시의회는 집행부로부터 제출받은 제1회 추경예산(안) 중 시내순환버스 운행과 관련한 예산 23억여원 전액을 삭감시켰다. 상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의 전액 삭감 이유로 아직까지 찬반 여론이 상존하고 효율성도 미지수라는 점을 들었다.
 상주시의회가 시내순환버스 운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시민들의 의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다. 상주시는 시내순환버스 도입과 관련해 연구용역 발주와 함께 지난 2월에는 운수업계 관계자와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방향으로 여론을 수렴했다. 또한 연구용역 과정에 시민여론조사를 벌여 최종보고회 때는 시민 81.2%가 찬성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상주시는 매년 자동차가 1천500여대씩 증가하고 있어 시가지 교통난이 심각하다. 이로 인해 출퇴근 시간대에는 일부 시가지 도로의 경우 아예 차량이 움직이지 않는 등 날로 체감체증이 심각하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시민들의 자전거 보유율이 1가구당 1.3대 이상으로 도심 자전거 수송 분담률이 21%에 달하는 등 전국제일의 자전거 도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시가지 교통체증으로 이용을 꺼리게 돼 도시 정체성마저 위협 받고 있다.
 상주시의회의 이번 예산 전액 삭감 결정은 다분히 택시업계의 눈치를 본 결과라 할 수 있다. 상주지역 택시업계는 시내순환버스운행 계획이 알려지자 지난 19일 시청사 앞에서 400여명이 모여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의회를 압박해 왔다. 이들은 재정 자립도가 13%에 머물고 있는 상주시가 순환 노선버스 예산 28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반발해 왔다.
 어떤 사업이던 이에는 찬반의 의견이 갈리게 마련이다. 특히 생존권의 문제와 직결될 시 강한 반발은 누구나 예상 할 수 있다. 이번 반발도 상주지역 택시업계와 그 종사자들에게 불어 닥치고 있는 위기의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이번 시내순환버스 운행과 관련한 찬반의견은 일찍이 있어왔다. 그렇기에 상주시는 시민 공청회를 열고 여론조사를 벌이는 등 합당한 절차를 밞는데 많은 공을 들여왔다.
 시의회의 이번 제동은 한마디로 시의회의 본분을 잃은 처사다. 대다수 시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일부 이익단체의 반대를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일은 눈치 보기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차라리 예산은 통과 시켜주면서 집행부에 택시 업계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라는 조건을 다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다. 시의회의 궁색한 명분이 더 큰 반향을 불러 오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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