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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사정로 여행자 성지로 변할 가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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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5-0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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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사정로가 바뀌고 있다. 우중충하던 길거리가 여행자들을 위한 식당과 카페로 산뜻하게 재단장하고 이 거리에 젊은 여행자들이 몰리고 있다. 그 길은 알다시피 경주의 구시가지 중 가장 개발이 더디게 이뤄졌고 재래식 점포와 토속점집, 오래된 술집들이 줄줄이 서 있던 곳이다.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다. 젊은 여행자들이 몰려와 가볍게 술과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나 정갈하고 간편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이 정도면 경주의 새로운 명소로 정착할 가능성이 충분히 보인다.
 어느 관광도시든 여행자들이 집합하는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가벼운 지갑을 들고 여행을 와서 즐기면서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인 여행자들끼리 자신이 알고 있는 여행 정보를 나누고 친교도 맺는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가족 같고 친구 같다. 그러면서 그 도시는 경쟁력을 가지고 한 번 다녀간 여행자들이 남긴 SNS상의 후기가 다른 여행자들에게 영향을 준다. 여행자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장소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태국 방콕의 카오산로드가 대표적인 장소다. 물론 방콕에는 여러 곳의 여행자 집중 거리가 있다. 쑤쿰빗이나 랏차다, 삼센 지역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카오산로드는 여행자들의 성지다. 그곳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밀집돼 있고 식당과 카페, 편의점, 환전소, 여행사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방콕뿐만 아니라 태국 전역을 여행하기 위한 정보가 그곳에서 나오고, 그 정보는 실제 여행을 하면서 겪은 살아 있는 정보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그곳에서 정보를 얻고 길을 나선다.
 경주는 그런 곳이 사실상 없었다. 게스트하우스는 경주 곳곳에 흩어져 분포했고 마땅하게 한 곳으로 집중된 시설들이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정로 일대에 마치 카오산로드를 연상하게 하는 시설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사정로는 카오산로드 보다 더 훌륭한 조건을 갖췄다. 걸어서 불과 10분 거리에 동부사적지가 있고 길만 나서면 황남동과 사정동 한옥마을의 호젓한 골목을 걸을 수 있다.
 경주시는 이 일대를 집중적으로 여행자 중심거리로 키워야 한다. 룸이 3~4개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게스트하우스도 집중적으로 만들고 더 많은 편의업소를 유치해야 한다. 제도적 지원도 해야 하고 적극적인 홍보도 도와줘야 한다. 그것이 경주의 관광산업이 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방콕 카오산로드에 가서 최소한 열흘 정도는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 사정로가 세계적인 여행자의 성지로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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