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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에 앞서 문화예술 육성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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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6-0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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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가 관광도시이기만 한가?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경주는 동리와 목월의 고향으로 우리나라 신문학의 본향이기도 하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민족 최초의 시가인 향가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누가 뭐래도 경주는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본고장이며 대한민국의 얼을 내세울 때 항상 거론되는 도시다. 신라 천년 화려했던 문화와 예술의 가치는 또 다시 천년이 지나서도 그대로 인정받는다. 그런데 현재의 경주는 관광산업에 올인하고 있으며 당장 눈앞에 닥친 먹고 사는 일에만 급급해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본고장이라는 자리를 내놓은지 오래다.
 문화와 예술은 하루아침에 그 위상이 서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당국이 물적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해서 층위가 갑자기 두꺼워지거나 깊어지지는 않는다.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비로소 문화예술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준을 갖춘 문화예술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이뤄졌으며 그런 까닭에 지방의 문화예술 활동은 점차 위축되고 사그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글로벌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현대에 와서는 지방과 중앙의 경계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경주의 문화와 예술은 새로운 도약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문화와 예술은 그 도시의 격을 셈할 때 가장 먼저 놓이는 항목이다. 세계의 유수한 대도시는 문화와 예술이 조화를 이루지 않은 도시가 없다. 파리가 그렇고 런던이 그렇고 로마와 뉴욕, 도쿄와 델리가 그렇다. 대도시가 아니더라도 지방의 작은 도시들은 문화예술로 경쟁력을 높이고 여기서 시너지 효과를 얻어 관광산업까지 덩달아 발전했다.
 대표적인 도시가 스페인의 빌바오다. 빌바오는 광산을 통한 광공업도시였다. 그러나 흥하던 광공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도시는 윤기를 잃고 시들어 갔다. 시민들이 나서서 구겐하임 미술관 분관을 유치해 일약 세계적인 문화예술도시가 됐고 지금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성장했다.
 경주가 관광도시로 커나가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역사유물로 관광객을 유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주라는 도시가 존재하기까지의 깊은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도드라지게 보여줄 때 비로소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경주의 문화예술을 계승하기 위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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