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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석불좌상 경주로 돌려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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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8-2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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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불상이 하나 존재한다는 것은 청와대를 직접 방문한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청와대를 방문했다 하더라도 눈여겨보지 않았다면 그 불상의 정처가 어디인지를 몰랐을 것이고 또 전문가가 아니라면 불상의 문화재적 가치를 알아차리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청와대 경내 침류각(沈流閣) 뒤 샘터 위에 위치한 석불좌상이 원래 경주 남산에 있었다는 통일신라시대의 문화재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석불좌상의 경주 반환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 불상은 일제 강점기인 경주를 찾은 데라우치 마사타케 일본 총독에 의해 서울로 옮겨진 것이다. 데라우치 총독은 당시 경주금융조합 이사인 오히라 료조라는 일본인이 경주 남산의 이 불상을 자신의 집 정원으로 옮겨놓은 것을 발견하고 서울 남산의 총독 관저로 옮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이 석불은 1927년 총독부 관저를 새로 지으면서 현 청와대 경내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지난 1967년과 1994년에 언론 보도를 통해 유래가 알려진 이 석불에 대해 경주시민들은 지속적으로 반환을 요구했지만 전 정권에서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22일 경북 지역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있는 석불좌상이 경주시로 즉각 반환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에 대해 관련 당국에 직접 지시할 것을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원래 경주 남산에 있던 이 석불좌상이 경주시로 반환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시대정신이라며 석불좌상의 경주시 반환을 위해 지역 정치권이 협치의 모범을 보여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가 원래의 자리로 와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물론 그 원래의 위치가 사라져 버렸거나 문화재의 보호에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 원래의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박물관으로 옮겨 전시하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그 석불좌상은 남산의 원래 자리나 경주국립박물관으로 옮기는 것이 맞다.
 이 문제는 결국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 있다. 역대 대통령의 종교에 따라 중요성이 부각됐다가도 그냥 한 귀퉁이에 방치되기도 했던 이 불상은 대통령의 결단으로 경주로 돌아와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방미 때 미국에 있던 조선시대 어보를 돌려받아 왔던 일도 있다.
 청와대 석불은 외국도 아닌 대한민국에 있는 문화재다. 그것도 발굴을 담당한 특정 박물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신라시대의 중요한 문화재 한 건이 현장에 돌아노는 날을 기다린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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