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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대종 홍보관 건립은 예산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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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8-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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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 신라대종은 1200여년 전 신라 불교의 세계관을 담은 국보 제 29호 성덕대왕신종을 재현한 것이다. 경주시는 지난 2013년부터 신라대종을 제작하기로 계획하고 경주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청동재질에 높이 3.75m, 둘레 7m, 무게 18.9톤 규모의 신라대종은 성덕대왕신종을 최대한 가깝게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지난해 완성해 올해 3·1절에는 공개 타종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경주시가 신라대종 인근 부지에 총 4억원을 들여 신라대종 홍보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주시의 계획은 내년 12월까지 신라대종 인근 부지에 총사업비 4억원을 들여 관광편의시설 및 화장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시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신라대종 제작을 위해 이미 30여억원을 들였으며 100미터 가까운 거리에 관광홍보관도 있는 판국에 또 신라대종 홍보관을 만든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굳이 홍보관이 필요하다면 관광홍보관을 이용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경주시가 무리를 해서 이 홍보관을 세우고자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국보인 성덕대왕신종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타종 등의 체험이 불가능하고 경주가 자랑할 만한 국보의 제대로 된 설명이 부족하므로 신라대종으로 대체하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신라대종을 찾아 경주의 국보에 대한 친근한 접근이 이뤄지고 그들에게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제공하겠다는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의욕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누가 봐도 예산 낭비로 비춰진다.
 신라대종은 엄밀히 말해 모조품이다. 물론 모조품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당대에는 문화재의 반열에 오를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조품을 홍보하기 위해 4억원이라는 예산을 투입한다는 것은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부족하다.
 현재 신라대종을 찾는 관광객은 경주시가 예상했던 수보다 적다. 그 이유는 홍보관이 없기 때문만이 아니다. 종각이 있는 옛 시청부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경주시가 정해놓은 마스터플랜에 의해 이 부지가 관광 홍보관으로 제대로 정리가 되고 환경도 제대로 갖춰졌을 때 비로소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다. 그리고 박물관에 가면 성덕대왕신종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데 굳이 모조품을 보기 위해 어수선한 신라대종 종각을 방문해야 할 이유가 없다. 4억원의 예산은 홍보관을 만드는데 쓸 것이 아니라 신라대종 주변 환경 정리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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