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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취수원이전 토론회 `쳇바퀴만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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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8-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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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취수원 이전 토론회가 열렸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대구와 구미시민들은 알맹이 없는 토론회가 끝나자 행사를 주최한 여당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갈등만 부채질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24일 대구에서 열린 토론회는 대구시와 구미시 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문제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개입해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찬반 입장차만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안전한 식수원 확보를 위해 대구 취수원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옮겨야 한다는 대구시 측 주장에 농업·공업용수 부족, 상수원보호구역 확대 등 이유로 이전을 반대하는 구미시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정부 측 대표로 나선 토론자의 대답도 알맹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박병언 국토교통부 수자원개발과장은 "갈등은 이같은 자리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제안이 있다면 협의가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한마디로 지난 8년간 대구시와 구미시는 대립하고 정부는 발을 빼던 모습이 고스란히 재현됐다. 집권 여당이 대구·경북 발전을 위한 특위까지 만들어 토론회를 마련한 것에 기대를 했던 시민들 또한 '혹시나 하고 왔다가 역시나' 하고 돌아갔다.
 집권여당은 그 한계를 드러냈다. 여당은 아직도 TK지역에서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여론이 강하니 일단 토론회라도 한번 개최해 해결하는 시늉이라도 해보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일 여당이 해결의지가 있었다면 어느 한편으로부터 질타를 받더라도 대안을 가지고 토론회를 개최했어야 옳았다. 대안 없이 토론회를 개최한 결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싸움질 장소만 제공한 꼴이 됐다.
 대구취수원 문제의 발단은 구미공단에서 발생한 오염유출사고에서 비롯됐고 지금도 취수원 오염의 상당한 원인은 '상류에 공단이 하류에 취수원'이 있다는 데 있다. 상류의 오염원을 을 차단하던지 취수를 허용하던지 해야 미래가 있지 지금처럼 해결책을 못 찾고서는 상생은  커녕 공멸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이제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상급기관이 나설 차례다. 8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이 흐른 지금쯤은 취수원을 상류로 옮기되 구미시민들이 여러 가지 우려를 하고 있는 바를 해결하는 해결책을 진지하게 찾아보는 토론을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모습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양보 없는 주장만 되풀이 되도록 방관해서는 정부가 할 도리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 욕을 먹어도 소신 있게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한 때다. 이러다가 정치적 판단 보다 사법적 판단을 받아보자는 주장이 나오지나 않을까 두렵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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