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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국대, 기초인문학 부활에 팔 걷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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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8-3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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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융합학부제'를 신설한다고 한다.
 2018학년도부터 과학기술대학 내에 생명신소재융합학부, 창의융합공학부, ICT·빅데이터학부를 신설하고 상경대학 내에 경영학부를 융합학부로 전환한다. 생명신소재융합학부는 신소재화학전공, 의생명공학전공, 바이오제약공학전공을 융합한 학부며, 창의융합공학부는 전자·정보통신공학전공,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전공, 기계시스템공학전공, 안전공학전공을 융합한 학부다. ICT·빅데이터학부는 빅데이터·응용통계학전공, 컴퓨터공학전공을, 경영학부는 경영학전공, 회계학전공, 정보경영학전공을 융합했다.
 동국대는 이밖에도 다양한 특성화 학과가 있다. 호텔관광경영학부는 교육부가 지원하는 대학특성화(CK)사업 선정 학과로 관광, 레저, 이벤트, 호텔, 리조트, 컨벤션, 외식 등 관광산업에 대한 전공기초 교과목을 운영한다. 또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는 원자력뿐만 아니라 에너지 시스템과 관련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국가 에너지환경 산업을 선도할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동국대학교가 전통적으로 강한 행정경찰공공학과는 행정학, 경찰학, 정치학으로 구성된 융복합 교육체계를 운영한다. 공직을 목표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공직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윤리를 함양하며, 공직 진출에 필요한 각종 국가고시와 관련된 교과목을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기계시스템공학과는 경주 주변 대도시인 대구, 포항, 울산, 부산 등 지역 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학과다.
 동국대가 이 같은 변신을 꾀하는 것은 지역의 산업 구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 원자력과 관광은 경주의 주력산업 중의 하나이므로 이 산업구조에 적합한 인재양성은 대학의 몫이다. 그러므로 동국대가 학부개편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동국대가 우리나라의 전통 인문학 명문임을 감안한다면 최근의 변신이 조금은 의아하다. 과연 동국대가 이처럼 산업인재 양성을 위한 학부 신설로 타 특성화 대학과 경쟁력을 얼마나 가질지는 미지수다.
 이 같은 동국대학교의 변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전통의 인문학이 먹고 사는 문제에 밀려 후순위가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동국대는 오래 전부터 국어국문학과, 불교학과가 대표적인 특성학과다. 그 학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학사정책이 필요하다. 기초 인문학이 후순위로 밀리고 취업과 성과에 연연한다면 대학 본연의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개교 100주년이 넘은 민족사학이 시속에 밀려 기초 인문학을 뒷전에 밀쳐둔다면 대학이 가져야 할 진중한 자세는 아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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