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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항, 러시아와 일본을 연결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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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9-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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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철도(TSR)를 일본 열도까지 연결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어 경북도와 포항시가 긴장하고 있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TSR을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연결해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려는 한국의 전략은 사실상 좌초될 가능성이 커진다. 더불어 이같은 방안에 중심에 있는 영일만항의 운명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전망이다.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된 TSR을 사할린을 거쳐 홋카이도(北海道)로 연결하는 사업을 일본에 제안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인구 과소 지역인 연해주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차원에서 한국 또는 일본으로 TSR을 연결해 연해주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쿠릴열도 반환을 요구하는 일본보다는 국가 간에 민감한 이해관계가 없는 한국을 파트너로 선호해 왔다. 하지만 최근 남북 경색이 장기화하자 일본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쿠릴열도·홋카이도 간 해협의 폭은 42㎞여서 경제성이 관건이지 기술적 문제는 크지 않다. 도버해협의 예에서 보면 실현불가능한 문제도 아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방안은 아베 신조 총리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상당한 추진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베총리는 오는 12월 15일 자신의 고향인 야마구치(山口)로 푸틴을 불러들여 온천과 일본 요리로 푸틴의 마음을 녹여 사업실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작정이다. 러시아와 일본이 각자 자국의 이해에 부합해 TSR로 손을 잡는 순간 한국은 북한에 가로막힌 동북아의 지리적 외톨이가 된다. 일본은 구태여 영일만항까지 물류를 옮겨와 시베리아철도와 연결할 필요가 없어지게 돼 영일만항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
 문제는 한·러 정성회담에서 조차 시원한 경협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6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한·러 정성회담에서는 "극동지역 개발이 양국 협력과 함께 북한의 참여까지 이끌어낼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준비하기로 했다"는 수준의 성과 밖에 얻지 못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이러한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영일만항 중장기 운영계획을 꼼꼼히 점검하고 변경을 해야 할 점과 보완을 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특히 영일만항을 국제컨테이너 중심항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국제크루즈항 기능을 추가해 종합물류 전문항으로 변화를 꽤해야 하고 컨테이너 물량도 러시아에서 동남아나 중동지역으로 수출하는 물량으로 대체할 채비를 갖춰야 한다. 물론 이같은 움직임은 여러 가지 정치적 변수가 남아있어 100% 실현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경북도와 포항시는 머리를 맞대고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에 대비해 선제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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