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집단휴원, 시설사용료 때문이라니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사립유치원 집단휴원, 시설사용료 때문이라니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7-09-17 19:49

본문

전국 사립유치원 최대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휴업철회와 강행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다가 결국 휴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경북지역 사립유치원들도 애초에는 휴원 하는 쪽으로 무게를 뒀다가 교육부의 의지가 워낙 확고한 것으로 알려지자 슬그머니 휴원 철회 쪽으로 돌아섰다.
 한유총이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집단휴업 철회를 번복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교육부와의 협상과정에서 유치원 설립자가 수익을 일정 부분 환수할 수 있도록 '재무회계 준칙'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지자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아 교육을 담당하는 사립유치원의 재무회계 준칙에 '시설사용료' 항목을 새로 만들어 사용료를 지급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담당해야 할 유아교육을 사립유치원이 대신하고 있으니, 자신들이 설립한 유치원 시설에 대해 일종의 '임대료'를 내라는 취지다.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의 이같은 주장은 스스로 유치원 설립목표나 사업취지를 포기한다는 의미와 같다. 특히 원생들과 학부모들을 볼모로 잡고 이참에 수익이나 거둬보자는 심산으로 비쳐져 명분을 얻기는커녕 향후 교육부와의 협상에서도 스스로 불리한 패를 잡고 말았다.
 다들 아는바와 같이 현재 사립유치원들은 학부모로부터 상당한 원비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금을 받으면서 수익을 내고 있어 임대료까지 지급해달라고 주장한다면 어지간한 기업들보다 수익률이 높을 뿐 아니라 땅 짚고 헤엄치는 형국이 된다.더군다나 한유총이 시설사용료 신설을 내건 이유가 설립자의 수익 환수에 있는 만큼 시설사용료는 유치원 회계와는 별개다. 따라서 정부가 시설사용료를 지급하면 이 돈은 곧바로 유치원 설립자 주머니로 들어가게 된다. 현재도 사립유치원 설립자는 두 가지 방식으로 유치원 수익을 환수하고 있다.
 하나는 직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받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감가상각비'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투자비를 환수하는 것이다. 감가상각비는 지난해 한유총과 교육부의 협상을 통해  유치원 원장이 40년에 걸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유총의 속셈이 시설사용료 항목을 신설해 급여 외에 유치원 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수단을 하나 더 얻어내겠다는 것이라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번 사태를 야기 시킨 한유총 일부 강경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휴원에 참여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도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 학부모들도 볼모로 잡고 잇속이나 챙기려는 시도를 다시는 못하도록 학부모 감시기구를 구성, 사립유치원 재정운영 전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