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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산 저가 H형강 수입 확대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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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9-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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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베트남産 저가 H형강 수입을 늘리자 경쟁사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반(反)덤핑 제재까지 하면서 중국産 H형강의 저가 공세를 막아왔던 철강업체들로서는 포스코의 이같은 조치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반응 들이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동안 베트남産 저가 H형강 수입량을 지난해보다 3배나 늘렸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산 H형강 총 수입량은 8만9천633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천83t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로 들어오는 베트남산 H형강 물량은 지난 2015년 하반기 7천204t을 기록한 이후 올 상반기에 가장 많이 수입됐다.
 포스코가 베트남산 H형강 수입량을 늘린 데에는 베트남에 설립한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부터다. 포스코는 2014년 베트남 철강 시장을 개척하고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베트남 남부에 연산 10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설립했다. 이듬해 상업생산을 시작한 뒤 점차 물량을 늘려 올해 상반기 생산량은 43만t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포스코 베트남 법인이 동남아 시장에서 마땅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현지에서 생산된 물량이 국내로 대거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동남아 시장은 값싼 중국산이 꽉 잡고 있어 그 틈새를 파고들지 못하고 있고 그렇다고 제3국도 받아주는 나라가 없어 국내시장에서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생산업체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 가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베트남산 H형강의 판매 가격은 t당 74만원으로 국내산 제품보다 4만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시장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중국 정부가 포스코의 베트남산 국내 물량을 문제 삼아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제재 철회를 요구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만일 이렇게 될 경우 철강업계의 '맏형'격인 포스코가 '제 발등을 제가 찍는' 결과를 초래하지나 않을 까 우려되고 있다.
 베트남산 저가 H형강 수입 확대는 업계의 자율적인 규제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당국이 나서 우선은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를 명확히 표기토록 유도해야 한다. 베트남산이 인기가 높은 가장 큰 이유가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애매하다는데 있다. 베트남산 H형강은 포스코 베트남 현지 법인인 포스코에스에스비나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다. 수입 H형강 이지만 국내에서는 포스코산으로 통한다. 수입산임에도 포스코 브랜드 영향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중국산 H형강은 수입산이란 이미지가 강해 국내산 대비 6~7만원이 저렴하다. 하지만 포스코 베트남산은 수입 제품이지만 톤당 4~5만원은 높은 거래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수입업계가 베트남산 H형강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 포스코도 수입업체들의 이같은 태도를 핑계 삼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철강은 포스코라는 이미지를 악용해선 안된다. 대표주자 포스코가 자칫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다가 정작 '상도덕'이라는 더 큰 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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