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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교 주변 인프라 완벽 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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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1-2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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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유명한 성이나 궁에 가면 외곽에 흐르는 해자가 맑고 싱그럽다. 일부러 지하수를 퍼올려 분수를 만들어 두기도 하고 해자의 물을 정화시킨 탓이다. 그러나 중국이나 인도 등의 성곽 해자는 더럽고 냄새가 난다. 여행자들은 성곽이 주는 장중함에 압도당하다가도 해자의 더러운 물을 보고 기함을 하며 인상을 찌푸린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완공을 앞둔 월정교 아래로 흐르는 남천의 물이 맑지 못하다. 마른 물길을 가두고 월정교의 장엄한 모습을 반영하기 위해 물을 가두다 보니 생긴 일이다. 과거 남천은 문천(汶川)이라고 해서 맑은 물과 모래가 토함산으로 역류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수량이 풍부해 월성을 감싸 안고 흐르는 해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느 때부터 물이 마르고 건천화되면서 지금 물길을 가둘 수밖에 없는 실정에 이르렀다.
 물론 경주시가 월정교 아래 물길을 맑게 하려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이 문제가 고려되지 않는다면 월정교의 아름다움을 반감시킬 것이다. 야간 조명에 반영된 월정교의 모습은 마치 꿈에서 보는 듯한 황홀경을 느끼게 한다. 이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려면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을 맑게 정화시켜야 한다.
 하천 유지수라도 퍼올려야 한다. 쉬운 예로 울산 태화강의 하천유지수를 떠올리면 된다. 울산은 태화강 정화를 위해 지류에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하고 정수장을 철저하게 건설해 생활하수의 유입을 차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급수로 환원하지 않자 급기야 지하수를 퍼올려 흘려보냈다. 물론 여기에는 지하수가 고갈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경주의 남천은 그만큼의 하천유지수가 필요하지 않다. 적은 양의 지하수라도 퍼올려 월정교 아래 물길을 맑게 해야 한다. 다른 방법이 더 있는지도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월정교는 오랜 세월 고증과 장인들의 노력을 거쳐 탄생한 경주 최대의 명물이다. 앞으로 왕경복원을 통해 월성도 윤곽을 드러내고 월성 주변의 유적이 모습을 갖추더라도 월정교는 매우 아름다운 유물로 남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벽한 모양새를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 아직 조경이 끝나지 않아서 그렇지 제대로 된 조경만 갖춰진다면 경주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교량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존재의 월정교 주변 인프라는 빈틈없이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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