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공단, 순직처리에 이중 잣대는 곤란하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공무원연금공단, 순직처리에 이중 잣대는 곤란하다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7-12-05 19:51

본문

포항에서 비슷한 시기에 과로로 순직한 경찰관에 대해 엇갈린 처분 결과가 내려져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포항시 북구 죽도파출소 최모 경장은 지난 7월 공무집행방해사건을 처리 후 파출소 내 숙직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코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던 것을 동료들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그러나 최 경장의 사망과 관련, 공무원연금공단측은 '공무 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여겨지며, 의학적으로 공무상 과로로 인한 연관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순직처리를 불승인을 했다.
 반면 최 경장과 비슷한 시기에 포항에서 사망한 50대 경찰관 2명은 공무 중 과로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돼 순직처리 됐다. 이같이 비슷한 사망원인에 대해 상반된 결과가 내려지자 당시 근무여건과 상황을 잘 아는 동료경찰들과 유족들은 해당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측이 초지일관 주장하는 바는 "근무 중이었더라도 최 경장의 사망과 파출소의 업무와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같은 입장 이면에는 최경장이 앞선 2명의 50대 경찰관과는 달리 30대의 혈기 왕성한 젊은 경찰관으로 그만한 업무로 쓰러졌다는 것은 과로라기보다는 여타 원인으로 인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공단의 이같은 판단과 결정은 근시안적이고 단편적인 면만을 본, 졸속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질병 패턴을 보면 혈액순환기 계통의 질병 발생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일어나고 있다. 30대 젊은 사람이라고 해서 뇌출혈이나 뇌졸중 등 혈관계 질병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죽하면 서른 살이 지나면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돌아가는 순서는 없다'고들 하겠는가 말이다.
 동료들의 진술에 따르면 최 경장은 전날 밤 주취 난동자로부터 심한 욕설과 폭행을 당하자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 가면서까지 경찰관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히는 등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이번 결정은 대부분의 파출소 근무 경찰관들이 야간업무로 인한 신체적인 피로에다 대민업무를 진행하며 생기는 폭언과 폭력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위험하고 긴박한 가운데 특수임무를 수행중인 공무원에 대해서는 순직 기준을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엄격하고 보수적인 기준을 완화해 현실과 부합하는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는 점이다. 열 명을 순직자를 판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한사람이라도 억울하게 탈락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연금공단이 존재하고 해야 할 이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