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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詩] 모란이 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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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구영숙 작성일21-03-0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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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면
 
아주 늦도록 마음 앉혀 놓고
새끼 손톱만큼 작아질 때까지
모란 곁에 서 있어야지

철없이 푸르기만 했던 그 여름
후회가 많은 한 이별이
울고 가는 날이었던가

한쪽 어깨가 몹시 아려 와서
모란이 뚝뚝 떨어지는 저녁을
오래도록 서성이다 돌아온 길

저무는 길목에 자줏빛 속의 얼굴
그 얼굴 아직도 시들지 않았네
비록 내 신발은 다 낡아 버렸지만
다시 그 저녁 속을 오래도록 걸을 테야
시인 구영숙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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