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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원의 이중 잣대, 피해 할머니 배상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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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4-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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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의 배상 책임을 두고 법원 스스로 모순된 판결을 내놓아 논란도 커지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1차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는 법원이 일본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2차 소송에서는 정반대 결론을 내놨다.
   분노한 할머니들은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싸움을 선언하면서 다툼은 계속될 전망이다. 할머니들은 재판부가 2015년 한·일 합의를 권리구제 절차로 본 것에 대해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할머니들은 지난 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던 법원이 2차 소송에선 정반대 결론을 내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법원은 1차 판결 때와는 다르게  한 국가의 주권 행위는 다른 나라에서 재판받지 않는다는 '국가면제론'이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에도 적용된다며 사실상 할머니들의 패소로 판결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한 국가의 주권 행위를 다른 나라에서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적 관습법, 이른바 '국가면제론'을 들어 소송을 무시해왔지만, 법원은 1차 위안부 강제 동원 같은 반인권적 범죄에는 '국가면제론'을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이용수 할머니 등 피해자 20명이 제기한 2차 소송에선 정반대 판결이 나온 것은 위안부 강제 동원에도 '국가면제론'이 인정된다며, 소를 각하해 사실상 패소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내리는 결정으로, 일본 측 손을 들어준 셈이다.
   재판부는 국제사법재판소, ICJ 판례 등을 보면 무력 분쟁 중 외국 군대 등의 행위를 주권 행위로 보고 국가면제를 인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도 중일 전쟁과 태평양 전쟁 시기 군사적 목적으로 실행한 것이라며, 중대한 인권침해로 위법 소지가 있지만, 국가면제의 예외로 볼 사정은 없다고 밝혔다. 외교적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 소송이 마지막 구제수단이라는 할머니 측 주장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의 외교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도 상반된 판결을 바탕으로 일본과 협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을 근거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 책임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한미일 3각 협력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일본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해온 정부 내부에서는 "일단 한숨 돌릴 계기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은 일본과의 교섭을 포함해 대내외 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판시하며 외교공백을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이 적절했다며 여전히 과거사 해법에 대해 고압적인 태도를 고수해 우리 정부 외교력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법원의 이중 잣대가 사태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푸는데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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