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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모자 쓴 양현종 ˝MLB 첫 선발…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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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진 작성일21-05-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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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보이 모자 쓴 양현종.(사진=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화상 인터뷰 캡쳐)   
[경북신문=황수진기자] 미네소타 트윈스전이 끝난 뒤 양현종은 지역을 상징하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화상 기자회견에 임했다. 양현종은 "이길 때마다 팀에서 수훈선수를 뽑는데. 감독님이 추천해줘서 귀중한 모자를 받았다"고 활짝 웃었다.

승리투수와 연을 맺지 못했지만 그만큼 양현종의 첫 선발 등판은 성공적이었다.

양현종은 6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1 MLB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첫 선발의 부담과 악천후로 인한 30분 지연 시작이라는 악조건을 딛고 10개의 아웃 카운트 중 8개를 삼진으로 솎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양현종은 "첫 선발이라 조금 긴장했는데 1회 삼진 3개를 잡으면서 여유있게 던졌다. 나만의 볼 배합 등으로 던졌는데, 많은 이닝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특히 상대를 떨게 만들었던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우타자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날카로운 체인지업이 큰 재미를 봤다. 총 15번의 헛스윙 중 절반이 넘는 8번이 체인지업에서 비롯됐다.

양현종은 "체인지업은 한국에 있을 때부터 자신있게 던졌던 구질이다. 슬라이더는 실투가 많다"면서 "체인지업을 편하게 던져서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4회 다소 흔들린 여파도 체인지업의 영향이 컸다. 결정구들의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양현종은 "1회에는 낮게 잘 들어갔지만 장타를 맞았을 때는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볼배합 미스보다는 콘트롤의 미스"라고 자평했다.

빅리그 진출을 선언할 때만 해도 의문 부호가 잔뜩 따라 붙었던 양현종은 세 경기 만에 자신을 향한 평가를 바꿨다.

33세65일의 양현종은 2017년 6월1일 오스틴 비벤스 더크스의 32세32일을 제치고 텍사스 구단 최고령 첫 선발 투수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양현종은 "너무 일찍 내려와서 중간 투수들이 많이 던졌다. 고맙고 미안하다"면서 "절반의 성공은 한 것 같다. 여유있는 자세와 느낌이 좋게 와 닿았다. 긴장과 당황하는 플레이 많이 없었기에 절반 정도는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전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이 한계 투구수를 75개 전후로 책정했다는 이야기에는 "몰랐다. 감독님이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교체했다고 생각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사를 보고 알았다. 감독님이 적절히 잘 바꿔준 것 같다"고 전했다.

양현종이 서서히 입지를 다지면서 현지 취재진의 사적인 궁금증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날 질문에는 안경과 반지가 거론됐다. 양현종은 "결혼 반지다. 늘 내 몸에 지니고 있다"면서 "안경은 한국에서 트레이드 마크였다. 텍사스는 파란색 위주이기 맞춰서 골라 쓰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현종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올 시즌 메이저리그 선발 마운드를 밟은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국내 야구팬들의 볼거리는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두 선수에 비하면 나는 확실한 보직이 없다. 같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는 양현종은 "한국팬들이 재미있게 봤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선수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많이 응원해주시면 선수들이 힘을 많이 받아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을 것"고 성원을 청했다.
황수진   scu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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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