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훈 특별기고] 코로나19로 보는 기업 생태계
페이지 정보
동국대 경주캠퍼스·경영학부 … 작성일20-03-15 19:35본문
↑↑ 동국대 경주캠퍼스·경영학부 교수 주재훈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지구촌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물리적 연결만이 아니라 정보통신망을 통해 초연결의 DNA(Data, Network, AI)가 확산되고 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있다."라는 불교의 연기론에서도 이미 상호 연결의 현상을 설파했다.
전염병이 유행하는 시대에서 나라도 작고 백성도 적어 평화로는 노자의 소국과민의 사상이 현대인에게 교훈을 준다. "이웃한 나라끼리 서로 바라보이고 개 짖고 닭 우는 소리 서로 들리더라도 백성은 늙어서 죽을 때가지 서로 오가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현실이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도 적을 것이다. 노자도 연결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과도한 연결로 균형을 잃고, 자신의 자유를 구속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코로나19와 메르스를 비롯한 여러 전염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 들어가면, 생태계 파괴와 관련이 있다. 인간과 동물을 동시에 전염시키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생태계 변화로 인간과 동물이 빈번하게 접촉함으로써 발생한다고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자연 생태계가 인류에게 중요하듯이, 사회경제생태계가 건강해야 나라가 부유하고 풍요롭다. 또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건강할수록 기업이 더욱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신천지교회를 넘어서 콜 센터에서도 코로나 집단감염이 나타났다. 그로 인해 콜센터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가 단기의 대안으로 실행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국내의 콜센터(전화에 인터넷 장비가 활용되면서 컨택센터라는 용어가 사용됨)를 운영하는 기업이 3,000여 개가 되는데, 기업이 직접 콜센터를 운영하는 경우와 인력공급업의 한 형태인 컨택센터전문기업에 위탁하는 경우가 반반이다. 필자는 연구년으로 미국을 가기 위해 항공권을 구매한 상황인데, 코로나19로 일정을 변경해야 했다.
항공사의 콜센터에는 전화가 쇄도했다. 콜센터 전화와 인터넷 채팅 서비스는 며칠간의 시도에도 계속 접촉이 되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앞으로 대한항공 '챗봇'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챗봇(chatbot)과 AI컨택센터가 인간의 콜 센터 서비스를 대신할 것인가? 인터넷금융과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이미 금융전문가를 대신하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가 도입되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 영리 조직이기에 그 생리는 당연히 효율성과 경제성을 따지게 되고, 성과를 내는데 어떻게 비용을 낮출 것인가를 궁리하게 된다. 결국 기업의 생리로 보면,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고 비용도 절감하는 자동화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다.
그런데 비즈니스 생태계 렌즈로 이 현상을 보면 그 답이 달라질 수도 있다. 미국의 셀프주유소는 자동화의 최첨단을 달려왔다. 미국 서부의 오리건 주에서는 법으로 셀프주유소를 금지하고 있어 항상 주유하는 직원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렇다고 휘발유가 더 비싼 것도 아니다. 월마트와 같은 대형할인점에서는 무인계산대를 운영한 지 오래고, 아마존은 무인쇼핑의 시대를 열고 있다. 코스트코는 무인계산대를 운영하지 않는다.
이는 코스트코의 핵심가치 중의 하나인 고객과의 소통을 실천하는 것에 있다. 코스트코 부사장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고객들은 계산대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들이 즐거운지, 회사가 그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압니다. 고객들도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일상의 즐거움을 느낍니다"
미국의 매장에서는 반값 할인하는 상품에 대해 한 손님이 살 수 있는 상한을 둔다. 세일 품목이 동이 난 경우에도 레인체크를 받아두면, 다음에 할인가격으로 그 상품을 살 수 있다. 기업의 콜센터 서비스는 어떤 방향으로 운영될까? 비용절감과 고객서비스를 위해 AI컨택서비스로 갈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기업은 고객은 물론이고 콜 센터전문서비스업체, 솔루션업체, 정부의 규제기관, 협회, 경쟁사, 언론사 등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 콜 센터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이들 여러 조직들과의 연결 및 관계 속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기업은 사람을 대신하는 AI컨택센터를 도입하려해도 솔루션업체의 기술이 성숙되지 않았거나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면 이를 이용하지 못한다.
규제기관의 법을 따라야하고, 때로는 경쟁사와 협력해서 유리한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만드는데 영향을 발휘해야 한다. 언론이나 규제기관이 고용을 강조하고 시민단체와 함께 사회적 압력을 가해온다면 비용절감을 우선시 할 수 없게 된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경영학부 … kua348@naver.com
전염병이 유행하는 시대에서 나라도 작고 백성도 적어 평화로는 노자의 소국과민의 사상이 현대인에게 교훈을 준다. "이웃한 나라끼리 서로 바라보이고 개 짖고 닭 우는 소리 서로 들리더라도 백성은 늙어서 죽을 때가지 서로 오가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현실이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도 적을 것이다. 노자도 연결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과도한 연결로 균형을 잃고, 자신의 자유를 구속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코로나19와 메르스를 비롯한 여러 전염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 들어가면, 생태계 파괴와 관련이 있다. 인간과 동물을 동시에 전염시키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생태계 변화로 인간과 동물이 빈번하게 접촉함으로써 발생한다고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자연 생태계가 인류에게 중요하듯이, 사회경제생태계가 건강해야 나라가 부유하고 풍요롭다. 또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건강할수록 기업이 더욱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신천지교회를 넘어서 콜 센터에서도 코로나 집단감염이 나타났다. 그로 인해 콜센터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가 단기의 대안으로 실행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국내의 콜센터(전화에 인터넷 장비가 활용되면서 컨택센터라는 용어가 사용됨)를 운영하는 기업이 3,000여 개가 되는데, 기업이 직접 콜센터를 운영하는 경우와 인력공급업의 한 형태인 컨택센터전문기업에 위탁하는 경우가 반반이다. 필자는 연구년으로 미국을 가기 위해 항공권을 구매한 상황인데, 코로나19로 일정을 변경해야 했다.
항공사의 콜센터에는 전화가 쇄도했다. 콜센터 전화와 인터넷 채팅 서비스는 며칠간의 시도에도 계속 접촉이 되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앞으로 대한항공 '챗봇'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챗봇(chatbot)과 AI컨택센터가 인간의 콜 센터 서비스를 대신할 것인가? 인터넷금융과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이미 금융전문가를 대신하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가 도입되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 영리 조직이기에 그 생리는 당연히 효율성과 경제성을 따지게 되고, 성과를 내는데 어떻게 비용을 낮출 것인가를 궁리하게 된다. 결국 기업의 생리로 보면,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고 비용도 절감하는 자동화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다.
그런데 비즈니스 생태계 렌즈로 이 현상을 보면 그 답이 달라질 수도 있다. 미국의 셀프주유소는 자동화의 최첨단을 달려왔다. 미국 서부의 오리건 주에서는 법으로 셀프주유소를 금지하고 있어 항상 주유하는 직원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렇다고 휘발유가 더 비싼 것도 아니다. 월마트와 같은 대형할인점에서는 무인계산대를 운영한 지 오래고, 아마존은 무인쇼핑의 시대를 열고 있다. 코스트코는 무인계산대를 운영하지 않는다.
이는 코스트코의 핵심가치 중의 하나인 고객과의 소통을 실천하는 것에 있다. 코스트코 부사장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고객들은 계산대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들이 즐거운지, 회사가 그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압니다. 고객들도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일상의 즐거움을 느낍니다"
미국의 매장에서는 반값 할인하는 상품에 대해 한 손님이 살 수 있는 상한을 둔다. 세일 품목이 동이 난 경우에도 레인체크를 받아두면, 다음에 할인가격으로 그 상품을 살 수 있다. 기업의 콜센터 서비스는 어떤 방향으로 운영될까? 비용절감과 고객서비스를 위해 AI컨택서비스로 갈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기업은 고객은 물론이고 콜 센터전문서비스업체, 솔루션업체, 정부의 규제기관, 협회, 경쟁사, 언론사 등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다. 콜 센터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이들 여러 조직들과의 연결 및 관계 속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기업은 사람을 대신하는 AI컨택센터를 도입하려해도 솔루션업체의 기술이 성숙되지 않았거나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면 이를 이용하지 못한다.
규제기관의 법을 따라야하고, 때로는 경쟁사와 협력해서 유리한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만드는데 영향을 발휘해야 한다. 언론이나 규제기관이 고용을 강조하고 시민단체와 함께 사회적 압력을 가해온다면 비용절감을 우선시 할 수 없게 된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경영학부 …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