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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라문화제, 올해도 킬러콘텐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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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6-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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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신라문화제는 48회째를 맞는다. 나이로 치자면 원숙한 장년이다. 경주시는 제48회 신라문화제를 오는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7일간 황성공원과 시가지 일원에서 연다고 밝혔다. 올해 신라문화제는 '깨어나다! 천년왕도 신라탄생의 비밀'이란 주제와 '위대한 신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란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또 신라건국신화를 배경으로 한 신라탄생 설화 등 11개 분야 42개 행사를 열기로 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세계 민속음악페스티벌을 비롯한 아시아 송 페스티벌, K-pop 커버댄스 경연대회 등 공연행사와 신라박혁거세 거서간 즉위식 길놀이, 지게꾼 플레시몹, 가배놀이, 바라춤 재현, 동창회 신라문화제 추억의 퍼레이드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시가지 퍼레이드를 펼친다. 또 신라문화제 콘텐츠를 사로국 전통민속 놀이를 비롯한 전통 혼례식, 경주말 겨루기, 축국 대항전, 버스킹 공연 등과 지역 특산물인 경주한우와 농축수산물 한마당축제도 함께 열기로 했다. 이밖에도 황성공원 내 LED 장미동산과 서라벌의 밤 경주8색 테마거리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하게 짜여져 있다. 일방적으로 신라문화의 정체성만 고집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품격을 놓친 것도 아닌 적당한 축제 프로그램이다. 주낙영 시장은 신라문화제를 통해 경주가 21세기 세계문화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부상하는 밑바탕을 깔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지면 지난해 콘텐츠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세계가 놀랄만한 킬러콘텐츠가 없고 신라의 냄새가 나지만 형식은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포맷이어서 과연 얼마나 큰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축제는 단순하게 소비의 개념이 아니다. 그것에서 또 다른 창조가 있어야 하고 생산적 결과를 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분명하게 예산 낭비다.
     48번이나 되풀이 했다면 그 연륜으로 따진다면 이제 세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축제가 돼야 한다.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상투적 축제 행태의 굴레에서 벗어나 보지 못했다. 개막식과 폐막식에 유명 가수를 불러와 관중 동원을 하는 '쇼쇼쇼' 형식의 행사는 경주나 제주나 남원이 동일하다. 개폐막 축하행사가 진중하고 고급스러우면 관중이 모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기획자의 선입견이다.
     그것은 잘못된 편견이다. 국민의 문화적 수준은 이미 높아졌다. 설령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소중한 시의 예산을 투입해 하는 문화행사라면 시민들과 국민들의 문화적 수평을 높이는데 복무해야 한다. 늘 고만고만한 '놀자판' 축제를 되풀이 한다면 나이가 아무리 먹어도 제 구실을 할 수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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