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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남시장 개발 급하지만 차분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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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6-0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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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개설된 경주 황남시장은 개설 당시에는 도심권을 대표하는 큰 시장이었다.
     그러나 황남동 쪽샘지구와 놋전지구가 공원화 계획에 의해 철거되면서 주민들이 대거 신도심으로 떠났고 인구수가 급감하면서 완전히 쇠락했다. 또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슬럼화는 빠르게 진행됐고 폐업을 한 점포에 취약계층이 주거용 시설로 점유하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최근 황리단길이 경주시의 관광거점으로 급부상하면서 황남시장은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다급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이대로 방치된다면 흉물스러운 건물로 옥의 티가 될 것이고 제대로 꾸민다면 황리단길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엄청난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잘 나가는 황리단길에 화룡점정을 찍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인회와 경주시는 아직 이렇다할 만한 계획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가 황남시장을 어떻게 활성화 시킬 것인지에 대해 관련부서가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내놓은 결론은 시장의 기능이 상실됐으니 활성화 보다는 일괄 매각을 통해 재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황남시장을 밀어버리고 새로운 시설물을 세우는 순간 경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관광자원 하나를 지워버리는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 공원 조성이라는 터무니없는 계획으로 쪽샘지구를 인멸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의 관광자원을 한순간에 없애버린 잘못을 되풀이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황남시장은 대한민국 어느 시장보다 활용가치가 뛰어난 시장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황리단길이 생기고 난 뒤에 생겨난 가치다. 상인들과 경주시 관계자들이 아직 그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칫 사라질 뻔했던 정선 아리랑시장의 성공 사례를 생각한다면 황남시장을 어떻게 새롭게 꾸며야 할지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세계 최빈국인 네팔의 카트만두 한복판에 있는 아산초크라는 노천시장에는 카트만두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현지인들과 섞여 하루 종일 머문다.
     카트만두의 정체성과 그들의 문화를 고스란히 노천에 펼쳐놓은 시장은 그 어떤 역사유적보다 살아 있는 신선한 자원이다. 황남시장도 경주의 정체성과 황리단길의 새로운 지향점을 곰곰이 들여다본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이상적일지 답이 나올 것이다.
     여기에 관이 개입하는 개발은 절대적으로 지양해야 한다.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고 가장 모범적인 관광형 시장의 예를 벤치마킹해 묵묵하게 민간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경주에 무수하게 관이 주도적으로 덧댄 도시재생의 결과물들이 얼마나 거추장스럽고 부자연스러운지에 대한 반성을 지금부터 해야 한다. 황남시장의 변신은 경주 관광의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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