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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특별기고] 지름길로 다니지 않아야 한다(行不由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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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풍회장(整風會長)·교육학박… 작성일20-06-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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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풍회장(整風會長)·교육학박사 김영호길은 사람이 다니는 곳이다.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어느 길로 갈 것인가는 행자(行者)의 마음에 달렸다. 통상적으로 가는 길은 의식적 부담없이 나서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초행길은 선택이 중요하다.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이라는 말과 같이 군자는 넓고 큰 길로 다녀야 한다고 했고,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 큰 길에는 문이 없고 문지기가 없으니 가기도 편하고 충돌함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넓고 큰 길이 잘 다듬어져 있다할지라도 가야하는 목표 지점이 멀 경우는 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에너지 소모 또한 많게 된다.
     그래서 다리도 피곤하고 힘이 소진되어 가기가 싫을 때 지름길이 발견되면 좌고우고 할 것 없이 그 길로 가기 쉽다.
     빨리 가려는 마음이 급발(急發)되면 전답을 가로질러 지름길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정성들여 가꾼 농작물을 밟게 되어 민폐를 끼치게 된다.
     걷는데 걸리는 몇 분을 단축하기 위해 무리하게 비도덕적 지름길을 택하면 그것은 자기 편리를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보가 된다.
     그래서 '행불유경(行不由徑)' 즉, 지름길로 다니지 않는다고 한 것 같다.
     '논어'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자유(子游)가 무성(武城)의 읍재(邑宰) 즉, 고을원이 되었을 때, 공자(孔子)가 "너는 인물(人物)을 얻었느냐?"라고 물었다.
     그 때 자유는 "담대멸명(澹臺滅明)이라는 자가 있으니, 다닐 적에 지름길로 다니지 않으며(行不由徑), 공적인 일이 아니면 일찍이 저의 집에 이른 적이 없습니다(非工事未嘗至於偃之室也)"라고 대답했다.
     무성은 노하읍(魯下邑)이고, 담대는 성이며 멸명은 이름이다. 경(徑)은 길이 작으면서 빠른 것이다(路之小而捷也).
     지름길로 다니지 않는다면 모든 행동은 반드시 바르게 해서 작은 것을 보고 빨리하려고 하는 뜻이 없음을 알 수 있고, 공적인 일이 아닐 경우에 읍재를 만나보지 않는다면 그 스스로 지킴이 있어 자기를 굽혀 남을 따르는 사사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정치를 하는 데는 덕망과 재능을 두루 구유한 인재를 얻는 것이 최우선이므로 공자께서 인물을 얻었느냐고 물었던 것이다.
     멸명과 같은 자는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속행을 위해 대도를 버리고 지름길적 방법을 택하지 않는 다는 것과 인재 발탁에 있어서 신중을 기한다는 것 등에서 그의 공명정대함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몸가짐에 있어서 멸명과 같은 의법(儀法)에 의한다면 구차하고 천한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며, 사람을 취하는 데도 자유(子游)로 법을 삼는다면 감사하고 아첨함의 의혹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공무와 관련해 볼 때 지름길이 반드시 좋은 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정법을 취하지 않고 편법으로 일을 성사시키려고 한다면 원만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듯하다.
     지름길이 아무리 좋다 할지라도 저승도 지름길로 갈 수 없는 것처럼 공무를 공명정대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비록 시간과 힘이 소요되더라도 졸속으로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을 행불유경은 가르치고 있는 것 같다.
     국회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각각 설득력 있게 당위성적 발언을 하고 있으나 합의가 잘되지 않아서 만약에 공명정대함을 떠나 힘의 논리로 종결된다면 대도를 버리고 소첩(小捷)만 택하게 되어 정치마당이 또 소란해 질까 걱정스럽다.
     행불유경(行不由徑)의 참뜻이 바르게 이해되어 원만하게 협화(協和)의 정풍(整風)이 되었으면 한다.
정풍회장(整風會長)·교육학박…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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