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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섭 목요칼럼] 축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성공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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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물류 대표 배태섭 작성일20-06-2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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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S물류 대표 배태섭축제는 몰입과 일탈의 즐거움을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준다. 어느 도시든 축제는 있으며 그것으로 시민들은 위안을 받고 새로운 용기를 얻는다. 축제 기간 동안 모든 것을 잊고 일탈의 해방감을 누리다가 다시 활력을 얻어 일상에 복귀한다. 인생에 축제가 없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할 것인지 생각하기도 싫다.
 
  굳이 지역공동체가 주관하는 축제가 아니어도 우리 일상에는 소소한 축제가 많다. 돌잔치나 결혼식, 집들이나 야유회도 일종의 축제다. 심지어 우리 조상들은 한 개인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유족들이 이어가는 초종제례조차도 축제라고 했다. 따지고 보면 우리 생활 주변에 축제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코로나19로 상당부분의 축제가 취소되거나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코로나19가 던져준 새로운 일상의 한 모습일 수 있다. 축제가 주는 지역사회의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 문화 발전 등을 생각한다면 아쉽다. 비대면 방식의 축제는 아직 상상하기 힘든 방법이고 보면 우리는 당분간 축제다운 축제를 즐기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축제는 지구상의 역사와 함께한다. 그러므로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축제는 계속될 것이다. 원시인들은 수확의 기쁨을 축제로 소화했고 전쟁에서 이기고 나서 축제를 즐겼다. 열대우림의 원시인들은 돼지의 개체수가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이웃 부족과 전쟁을 벌이고 승리한 부족이 돼지를 모두 차지해 몇일간 노획한 돼지로 포식을 하는 축제를 즐겼다.
 
  매년 8월 스페인의 지중해 연안 발렌시아 주의 작은 마을 부뇰에서는 토마토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민속 축제로 8월 마지막 주 내내 음악, 춤 공연, 거리 행진,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우리가 기억하는 토마토 축제의 장면은 토마토 던지기다. 수요일의 1시간여 동안만 진행되는 토마토 던지기는 축제 참가자들이 잘 익은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지며 난장판을 만든다. 축제가 열리면 인구 1만명의 작은 도시 부뇰에 세계 각국에서 약 3만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이밖에도 브라질의 삼바축제, 독일 뮌헨의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 중국 하얼빈의 국제 빙설제, 3월 초순 인도 전역에서 펼쳐지는 홀리축제, 10월말에서 11월 초순 태국 전역에서 열리는 쏭크란 축제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축제이며 형편이 닿는다면 꼭 참가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일으키는 축제다. 이들 축제는 최소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경상북도가 개최하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아직 나이가 얼마 되지 않았다. 1998년 최초의 축제가 열렸으니 이제 20년 남짓 지났다. 이 축제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기에는 아직 까마득하게 멀었다. 국내에서도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무슨 축제인지 잘 알지 못하고 있는데 국제적인 명성을 쌓기를 바란다면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도 같다.
 
  경상북도가 엑스포 행사에 퍼붓는 예산에 비해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 민간에 위착해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엑스포 행사장이 있으니 무조건 없애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 하드웨어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전문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대기업이 맡아서 운영하도록 하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그러나 어느 축제든 그것만이 가지는 뚜렷한 정체성이 있다. 경주세계문화엑포는 신라천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대한민국의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세계에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안다. 그동안 경상북도는 그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이 분야의 전문가를 코디네이터로 초대해 행사를 치러왔다. 그리고 비교적 그 목적을 잘 지켜나가고 있다.
 
  엑스포 행사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그동안 지켜왔던 정체성을 지속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간 기업은 수익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축제가 자연스럽게 상업화될 것은 불문가지다.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금까지 이어왔던 엑스포만의 정체성이 훼손된다면 그동안 기울였던 노력이 물거품 될 수도 있다. 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TS물류 대표 배태섭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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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