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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공기 좋고 이웃 간 情 돈독… 장수마을 소문난 `효동 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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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06-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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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동2리 늘밭마을 전경   
[경북신문=김영식기자] 양남면 효동2리는 중산, 월천, 내원, 늘밭 등 4개 자연마을로 구성됐다. 고개와 산등성을 넘어 흩어진 마을이 합쳐 효동2리로 불리지만 예로부터 산세가 험하고 고갯길이 가팔라 오지로 통했던 곳이다. 효동2리의 중심마을은 늘밭으로 약 350년 전 갈(葛)씨가 이 마을을 개척했다고 한다.

  늘밭이라는 마을이름은 옛날 스님들이 먼길을 떠날 때 쓴 방랑갓을 만드는 재료인 다년생 식물 '늘'을 재배하던 밭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졌다. 그러나 지금 마을 주민들은 언제 늘밭이 이 마을에 있었는지, 그리고 '늘'이 어떤 식물인지 잘 모른다고 한다. 마을이 한적한 산골에 위치해 있지만 세월은 변했고 과거의 문화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다.

                      ↑↑ 이남석(왼쪽), 김귀선 할머니가 마을회관 앞 정자에 나와 소일을 하고 있다.   

  효동2리는 105가구에 165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워낙 깊숙한 산골에 위치하다 보니 농사 외에는 다른 경제활동이 여의치 않은 곳이다. 이 마을 김재하(87) 노인회장은 "공장도 없고 마땅한 상점도 없는 이 마을에 할 일이라고는 농사짓는 일 뿐이었다"며 "전형적으로 가난한 시골 농촌마을이라 보릿고개를 맞으면 밥을 굶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부자가 논을 많이 사서 소작을 줘도 가난한 사람은 거름도 없고 일할 소도 없어서 그나마 일을 얻지 못했다"며 "그런 사람들은 할 수 없이 외동이나 감포로 머슴살이를 떠났다"고 술회했다.

                      ↑↑ 발전품질보증부 직원들이 자매마을 효동2리를 찾아 마을 어르신들에게 수박을 대접하고 있다.   

  궁벽한 시골마을에서 나는 농작물은 인근 외동읍이나 하서리, 어일리, 감포읍 시장까지 걸어서 짊어지고 팔러다녔고 거기서 남긴 이문으로 자식들 공부를 시켰다. 외동이나 하서로 양북으로 공부하러 갈 때는 주로 자취생활을 많이 했으며 그나마 가난한 집안의 자식들은 걸어서 학교를 다녔을 만큼 고생이 막심했다.

  하지만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머리가 좋았다고 한다. 어려운 농사일로 공부를 시킨 자식들은 대부분 인근 대도시에 나가 직장을 다니면서 안정을 찾았고 서울대학교에 3명이나 진학할 정도로 인재들도 많이 난 마을이다.

                      ↑↑ 월천마을의 넓은 농토.   

  그 중 27세에 외지 농협에 취직해 고향을 떠나 31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최근 귀향한 박정근(67)씨는 고향의 따뜻한 품이 그리워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박씨는 "마을 집집마다 아들 2~3명씩은 다 있었는데 과거 4-H 활동을 하다보면 농촌에 살지 말고 대도시에 나가서 돈을 벌어라고 해서 젊은 사람들은 모두 떠났다"며 "그런 이유로 지금은 마을을 지키는 분들이 대부분 고령층이어서 농사를 짓지도 못하고 논밭을 버려두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화식 이장은 "효동2리는 경주에서 장수마을로 유명할 정도로 연세 많으신 주민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70살 이상의 인구가 70% 이상일 정도며 물 좋고 공기 좋은 것은 기본이고 이웃끼리 서로 정이 돈독하게 지내다 보니 마음 편히 살고 있는 것이 장수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늘밭마을의 한적한 모습.   

  김 이장은 "월성원전의 지원금에 자체예산을 보태 경주시 용강동에 '생활기숙사'를 짓고 효동2리 출신 대학생 4명과 고등학생 3명이 기숙하고 있으며 주민이 경주시내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며칠이 걸리거나 병원에 입원을 할 때 거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효동2리는 현재 경상북도의 소형LPG사업을 신청해 두고 있다. 경상북도의 승인이 나면 모든 가구에 LPG를 공급해 연료수급이 확연하게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김재하 노인회장(왼쪽)과 박정근씨(오른쪽)가 마을의 예살날 모습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효동2리 최고령자는 이남석, 김귀선 할머니로 올해 91세다. 이남석 할머니는 양북면 범곡리에서 17살에 시집와 33살의 청상에 혼자가 됐다. 그 후 농사를 지으며 3남 1녀를 공부시키고 출가시켰다. 김귀선 할머니는 포항 장기면에서 20살에 시집와 2남4녀를 키웠다. 김 할머니는 "먹고 살기에 바빠 아이들을 고등학교에도 보내지 못한 것이 한이 된다"고 말했다.

  효동2리의 월성원전 자매부서는 발전품질보증부다. 이은화 대리는 "효동2리는 깊은 산골에 위치하지만 산세가 수려해 전형적인 고향마을 같아서 주민들을 만나면 무척 푸근하다"며 "마을 대청소 농촌 일손돕기 등 우리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자매활동을 열심히 펼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마을의 발전을 위해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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