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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특별기고] 미완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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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 고영관 작성일20-07-0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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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전문가 고영관지난 총선에서 전국이 민주당 압승이어도 특정 지역만 전패(全敗)결과가 나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혹독한 정치적 험지(險地)에서 고군분투한 후보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는지는 모르겠지만, 때로는 상투적인 위로가 오히려 조롱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 같기에 나는 위로하지 않으려 했다.
 
  우리가 주민등록을 가지고 살고 있는 이 지역 역시 대한민국의 영토임에는 분명하고, 어디 이 지역이라고 해서, 지금 타 지역에서 우리를 보고 있는 것처럼, 이성(理性)이 아예 마비된 아주 이상한 사람들만 사는 고장은 아니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내 추측일 뿐인지도 모르겠지만,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온통 붉은 색만으로 뒤덮인 이 지역 내에도 최소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30퍼센터 정도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보통, 게르만 민족인 독일인들을 매우 합리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로 생각하겠지만, 한 때 대다수 국민들이 무슨 최면에 걸리듯 극우 국수주의에 휘말려 유럽에서 고립되고, 끝내 끔찍한 전쟁의 참화를 겪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민족 우월주의와 이민족(異民族) 혐오 감정에 사로잡힌 그들의 집단 광기가 극에 달해 있을 때, 그들 내에서도 이성과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급류가 모든 것을 휩쓸어 가듯, 거대한 군중이 이동하는 대열 속에 갇힌 소수의 사람들이 그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 역사 속에서, 어느 누가 의도를 하였든 아니든, 이 좁디좁은 반도 내에서 다른 민족도 아닌 동족끼리 남과 북을 가르는 금을 그어 놓고, 한 세기가 가깝도록 서로 혐오의 감정을 키워온 것도 모자라서, 이제 또 동서(東西)가 붉은 색과 파란 색을 지도에 칠해놓고 반목하며 혐오의 감정을 키워 가려 하는가?
 
  어떤 분은 지난 총선을 놓고 집단지성의 승리라고도 하고, 또 어떤 분은 이번 결과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합리와 비합리의 문제일 뿐이라고도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조금만 시각을 달리해보면, 그러한 집단지성 속에 깊이 감추어진 비이성적 감정의 골을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특정 지역이 붉은 깃발로 뒤덮인 반면 또 다른 특정 지역은 푸른 깃발로 뒤덮여 있다.
 
  여기서 과연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라는 것일까? 한 쪽은 특정 지역에서 완승했고, 또 다른 한 쪽은 전국(全國)에서 대승(大勝)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보기엔 어느 쪽도 승자는 아니라는 얘기다. 즉, 야당은 특정 지역의 승리를 위해 다른 대부분의 지역을 내어 줄 수밖에 없었고, 여당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승리했지만, 특정 지역 하나를 완전히 잃게 되었다. 
 
  그간 견제와 방해를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듯한 야당의 비이성적, 비상식적 행동이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한 지역을 송두리째 내어 준 여당 역시 절대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여당은 집권당으로써 당연히 특정 지역만의 여당은 아닐 것인데도 불구하고, 우선 특정 지역 관리에 완전히 실패하였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 얼버무리거나, 험지에서 고생했다는 상투적인 어휘로 관계인들을 위로할 생각은 하지 말라는 말이 하고 싶어진다.
 
  오랜 기간 특정 이념에만 사로잡힌 특정 지역의 편견 속에서도 끈질기게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 했던 상대적 소수, 민주주의 신봉자들의 한 가닥 희망마저 무참히 짓밟혀 버린 지난 총선 결과의 책임을, 특정 지역이 제외된 전국 대승이라는 미완의 승리로 희석해서는 아니 될 것이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들에게는 책임을 묻는 것만이 상처 입은 이 지역 민주 시민들에 대한 예의이며 위로일 것이다.
 
  조금은 특이해 보이기까지 하는 특정 지역정서만 탓할 것이 아니라, 문제는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완전히 무시해버린 듯한 비민주적 절차에 의한 함량 미달의 전략공천자들, 후보는 아무나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아무나 해서도 아니 된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싶어진다.
 
  아울러 여당은 불완전한 승리에 자만하기 전에, 거대 여당으로써의 품격과 겸손을 유지해 주길 바라며, 반도(半島) 속의 섬으로 남겨진 특정 지역에 대한 깊은 고민을 촉구한다.
I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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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