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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간12주년에 즈음하여 성찰의 기회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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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7-0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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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제4부라고 한다. 그래서 무관(無官)의 재왕(宰王) 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언론은 사회공기로서 공정보도가 생명이다. 언론이 본연의 업무인 시시비비를 가려 참 언론으로 거듭나려면 언론종사자 주변이 깨끗해야 한다. 언론이 사회기강을 바로잡는 책임과 임무가 막중하기에 독자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도의 정확성은 말할 것도 없고 객관적 이여야한다. 남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악의적인 추측 보도로 인해 민·형사간책임을 져야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한다.
 
  언론이 흔히들 의혹이 있는 것처럼 단어를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지만 의혹을제기하는 입장에서는 아니면 말고 라고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모든 명예가 달린 문제라 민· 형사 간책임을 져야하는 불행을 맞게 된다. 언론이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할 때 누가 언론을 신뢰하겠는가. 오늘날 언론 불신이 극에 달한 것도 언론 스스로가 취재윤리와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감시견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이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는데 에너지를 쏟아 붓는 다면 이는 본질을 벗어난 행동으로 지탄 받아야 한다. 언론을 개인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이용해서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론이 박해를 받는다면 이 또한 슬픈 일이다. 지구상에 수많은 언론들이 취재 활동 중 수백 명씩 죽어간다. 이런 참 언론인들을 욕되지 않게 하려면 언론이 바로서야 한다.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지난 100년간 한국 언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 언론의 지난 1세기를 돌아보면 온갖 수난을 겪었다. 국보위 시절에는 지역에서 손가락질 받는 언론인들을 찾아내 삼청교육도 보냈다.
 
  국보위 시절 1도1사 지침에 따라 언론사가 통폐합 되면서 많은 기자들이 해고통보를 받고 실직했다. 자고 나면 해고통지가 날아왔다. 항변할 곳도 없었다. 필요한 인력들이 쫓겨나면서 신문제작에 막대한 차질을 빚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1970년대 유신독재와 싸우다가 해직된 언론들은 상당수가 진실보도에 충실했던 언론인들이다. 1980년 국보위 시절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언론인들은 전과가 있거나 지역에서 지탄이 대상인 언론인들이라고 하지만 억울하게 당한 언론인도 많았다.
 
  심지어 삼청교육대에서 훈련 중 목숨을 잃거나 후유증에 시달리다 죽어간 사람도 많다. 이런 수난의 세월을 이겨내면서 전통을 지켜온 언론이 조롱거리가 되는 기사들이 판을 치면서 독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역사의 굴절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그것을 바로잡는 출발점인 것과 같이, 그래서 역사교육이 필요한 것 같이, 언론의 굴절된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하는 일이 앞으로 언론을 바로잡는 길잡이가 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지난날의 순조롭지 못했던 우리 근대사를 통해서 언론이 또 얼마나 어떻게 굴절되었던가를 정확하게 밝혀내는 일이 중요하다. 언론불신이 극에 달한다. 현재의 언론불신은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일정 부분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자기허물은 묻어두고 가짜뉴스를 생산해 남에게 상처를 입혔다면 창간12주년과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맞이하여 성찰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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